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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시장] 모스크바 최대 식료품 시장 푸드시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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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시장] 모스크바 최대 식료품 시장 푸드시티

(모스크바=연합뉴스) 조보희 기자 = 세계 최대인 러시아 국토 면적은 중국과 미국을 합친 것과 비슷하지만, 경지 면적은 국토의 12%에 불과해 미국, 중국, 인도에 이어 세계 4위다. 냉대기후대가 많은 탓이다.
그럼에도 우리나라 농지 면적(약 170만ha)과 비교하면 무려 115배(1억9천607만ha)에 달한다.
밀·보리·감자 생산량은 세계 최대이고, 옥수수·사탕무·해바라기·포도 생산량과 돼지·양·닭 사육두수, 양모·우유·계란 등 축산물은 세계 5위권이다.



◇ 광활한 국토에서 생산된 농산물
모스크바는 약 1천100만명이 모여 사는 러시아 최대 도시다. 이곳에서 가장 큰 농수산물 도매시장이 120ha 규모로 유럽 최대를 자랑하는 '푸드시티'다. 1시간 30분 동안 메트로와 셔틀버스를 타고 모스크바 남서쪽에 있는 시장을 찾았다.
버스에서 내리자 종합 전시장을 연상케 하는 거대한 창고형 건물이 눈앞에 펼쳐져 있다. 실내 시장인 식료품 시장이다. 반대편에는 채소·과일 등 품목별로 구분된 아케이드형 건물인 농산물 도매시장이 보인다.
먼저 채소·과일동으로 향했다. 이곳은 대형 트럭 수십 대가 건물 뒤로 나란히 주차해 짐을 내려놓으면서 동시에 판매가 가능하도록 돼 있다. 트럭 기사들의 수고를 덜 수 있는 효율적인 구조다.
광활한 대륙에 걸맞게 트럭의 규모도 유난히 크게 느껴진다. 러시아의 곡창지대는 남부의 볼고그라드주와 로스토프주 등으로 모스크바에서 1천km 정도 떨어져 있다.



상인들은 감자, 당근, 호박 등 트럭에 싣고 온 품목의 샘플을 앞자리에 펼쳐놓고 손님들에게 선보이고 있다. 문이 열린 적재함엔 해당 작물이 가득 실려있다.
트럭에서 채소를 포장하는 사람들도 곳곳에서 볼 수 있다. 다민족 국가답게 상인들의 인종도 다양해 중앙아시아인, 러시아인 등 아시아와 유럽을 넘나든다.
러시아 사람들의 주식인 감자가 눈에 많이 띈다. 색깔도 우리가 자주 보는 노란색 외에 자주색 감자도 많다. 감자가 가득 담긴 그물자루 위에 반을 잘라놓은 감자가 놓여있다. 손님들에게 감자의 상태를 확인시키려는 배려다.
양배추, 호박, 당근, 양파, 고추 등도 자루나 박스에 담겨 트럭 앞에 깔끔하게 진열돼 있다. 통로 가운데에서는 소매상 노점이 각종 채소와 과일을 진열해 팔고 있다.
대부분의 채소가 우리나라에서 볼 수 있는 것들이지만 포장 형태는 조금씩 다르다. 대부분 그물자루에 담겨 있어 내용물을 확인하기 쉽다.



◇ 종합전시장 같은 식료품 시장
식료품 시장으로 향했다. 1층은 식료품, 2층은 공산품을 파는 가게들이 있다. 면적도 넓지만 상품의 종류도 다양해 어디서부터 봐야 할지 모르겠다.
우리가 시장에서 볼 수 있는 모든 식료품과 생선, 주류 상점들이 들어서 있다. 같은 품목이라도 포장 형태나 파는 사람이 다르다 보니 이국적으로 느껴진다.
오전 시간이라 상인들이 영업준비로 분주하다. 통로에선 쉴 새 없이 물건이 운반되고 상점 직원들은 배달된 물건을 진열하느라 여념이 없다.
시장터의 흔한 풍경이지만, 역동적인 삶의 현장은 언제나 설렘으로 다가온다. 곳곳에서 보안요원들이 순찰하며 치안과 질서를 유지하고 있다.
절임 식품 상점에는 올리브, 당근, 양배추 절임 식품과 나란히 빨간 김치가 진열돼 있다. 국내산 김치처럼 먹음직스럽게 보인다.
선반에는 라면, 간장, 부탄가스 등 한글이 적힌 다양한 한국산 제품이 진열돼 있다.



말린 과일을 파는 상점엔 한국에선 흔하지만, 외국에서 보기 쉽지 않은 곶감도 있다. 반건시가 대세인 한국과 달리 하얀 분이 가득한 곶감이 대부분이다.
말린 과일의 종류도 다양하다. 이름을 알기 어려운 다양한 과일이 색깔별로 진열돼 있다.
과일 가게에서는 세계 각국의 거의 모든 과일을 볼 수 있다. 열대 과일과 온대 과일이 한데 모여 있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온갖 정성을 기울여 재배한 전 세계 농민들의 노력이 보이는 듯하다.
필자도 어릴 적 집안 농사일을 하면서 농산물을 시장에 내다 판 적이 있다. 1년 내내 정성껏 길러 수확해 하품은 집에서 먹고 상품만을 골라 시장에 출하한다.
수확한 농산물 중 상품은 절반도 되지 않는다. 이런 큰 시장에 진열된 농산물은 치열한 경쟁에서 발탁된 상품 중의 상품일 것이다.



빵 가게에는 우즈베키스탄 사람들의 주식인 둥근 모양의 '리뾰쉬카'(우즈베크에선 '논'이라 부른다)가 가득 진열돼 있다. 시장을 돌아다니느라 출출하던 때라 식욕을 자극한다. 사람 얼굴만 한 크기의 빵이 개당 400원 정도인데 맛도 그만이다.
생선 가게에는 다양한 생선들이 얼음을 덮고 있다. 러시아인들이 좋아하는 커다란 철갑상어가 많이 보인다. 수조에는 살아있는 철갑상어가 가득 들어 있다.
보드카의 종주국답게 규모가 큰 주류 상점에선 그야말로 셀 수 없이 많은 종류의 보드카를 볼 수 있다. 옆에 있는 와인 상점의 병 모양이 비교적 일정한 데 비해 보드카 병은 크기와 모양이 각양각색이다.



2014년 문을 연 푸드시티는 농산물 도매시장과 결합한 현대식 유통시장이다. 메트로 역에서 무료 셔틀버스를 이용해 갈 수 있어 편리하다. 모스크바 여행 중 시간이 허락된다면 둘러보는 것도 멋진 경험이 될 듯하다.

※ 연합뉴스가 발행하는 월간 '연합이매진' 2020년 4월호에 실린 글입니다
job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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