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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제에 위협될라…북한, 코로나19 차단에 총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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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제에 위협될라…북한, 코로나19 차단에 총력"
WP "취약한 의료 인프라…감염병 창궐하면 치명타"
"체제 붕괴 가능성은 작아"…"핵개발 주력할 기회될 수도"




(서울=연합뉴스) 안용수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면 북한에 위기가 될 수 있지만 삼엄한 감시·통제 탓에 체제 붕괴 가능성은 적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4일(현지시간) 전망했다.
국제사회에서 고립된 북한은 역설적으로 코로나19가 급속도로 확산하지는 않았지만, 바이러스 통제에 실패한다면 커다란 재앙을 겪을 가능성도 있다는 게 WP의 지적이다.
감염병 창궐은 가뜩이나 취약한 보건 의료 체계에 치명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북한은 글로벌보건안보(GHS) 지수가 전체 195위 중 193위로서 이미 영양실조나 결핵 등의 질병이 만연한 상태다.


현재 북한은 코로나19 감염자가 없다고 주장하고, 세계보건기구(WHO) 역시 이를 검증할 방법이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NK뉴스 등 북한 소식을 다루는 매체들은 신의주·라선 등 국경 인근 지역에 이미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가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북한은 중국 우한의 코로나19 사태 이후 신속히 국경을 봉쇄했다.
지난 1월22일 관광객 입국을 제한했으며, 외국을 오가는 비행기와 열차 운행도 중단했다. 또 외국을 다녀온 경우 격리했고, 북한 주재 외교관에 대해서는 사실상 가택 연금 조처를 했다.
바이러스 감염 증상을 보이는 경우 한 달 동안 격리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한국의 국가정보원은 국회에 최소한 7천명이 격리됐다고 국회에 보고했다.
북한 경제에는 생명줄과도 같은 중국 무역로는 붕괴했고, 당국은 밀수입에도 대대적인 단속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주 코로나19가 확산될 경우 엄청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따라 로동신문은 "코로나19 박멸에 국가의 존립이 걸려 있다"며 "식사하는 동안 대화하는 게 감염의 주요 경로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식당에 다수가 모이는 일이 없도록 하라"고 보도했다.


WP는 이에 대해 "북한이 코로나19를 얼마나 심각하게 여기는지 방증하는 것"이며 "바이러스 확산을 통제하지 못할 경우 김정은의 국내외 정책에 심각한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시각을 소개했다.
북한의 이번 조치는 2002∼2003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당시 때보다 훨씬 강력하며, 이미 경제에 미치는 파장이 드러나고 있다는 게 WP의 설명이다.
북한의 주요 외화 수입원인 중국인 관광객이나 중국으로부터 흘러들어왔던 소비재 역시 시장에서 사라진 상태라고 북한 매체들이 전했다.
이는 공식 수입이 빈약해 암시장 거래에 의존하는 북한 주민에게는 심각한 문제다.
브루스 클링너 전 중앙정보국(CIA) 분석관은 북한의 자체 봉쇄가 역설적이게도 국제 제재의 허점을 메워주는 역할로 작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북한이 코로나19로 큰 타격을 받더라도 정권 붕괴 같은 급변사태 가능성은 작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안드레이 란코프 국민대 교수는 "코로나19 확산이 분명 좋은 소식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이 때문에 변화가 많지는 않을 것"이라며 "아무리 상황이 악화해도 감시 체제가 철저해 정권이 붕괴하는 일은 없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클링너는 "김 위원장은 체제 안정에 대해 우려하고 있지만 1990년대 기아와 질병으로 100만명이 사망했을 때도 시위나 봉기가 없었다"고 부연했다.
외국 의료 전문가나 인권단체는 여전히 접근이 불가능하지만, '국경없는의사회'가 유엔으로부터 제재 예외 인정을 받고, 보호 장구와 진단 장비를 북한에 보내기도 했다.
코로나19로 북한의 핵 개발 문제가 국제 외교무대의 관심사에서 멀어진 효과는 생겼다는 분석도 있다.
윌슨 센터의 장 리는 "북한이 코로나19로 봉쇄되면서 핵 개발 전략에 집중할 시간을 벌었다"며 "김 위원장이 인권 차원의 도움을 받아들일 경우 외교적 기회도 생길 것"이라고 지적했다.
aayyss@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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