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北관련 해킹그룹 조력 중국인 제재…러 석유회사는 제재해제(종합)
북 단거리 탄도미사일 추정 발사체 발사 몇시간 뒤 이뤄져
(워싱턴=연합뉴스) 송수경 특파원 = 미국 재무부는 2일(현지시간) 북한 관련 해킹그룹의 '사이버 침입 행위'로 인해 절취된 암호화폐의 돈세탁에 연루된 2명의 중국 국적자를 제재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대북 관련 제재를 단행한 것은 지난 1월14일 북한의 해외 노동자 불법 송출과 관련, 북한의 기업과 중국 내 숙박시설을 겨냥한 제재를 가한지 한 달여만이다.
특히 이날 제재는 공교롭게 북한이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 2발을 동해상으로 발사한 지 몇 시간 지나 이뤄진 것이다.
반면 재무부는 러시아의 석유회사에 대해서는 북한 관련 제재를 해제했다.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문제의 사이버 침입이 북한의 지원을 받는 악의적 사이버 그룹인 라자루스 그룹과 연계돼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라자루스는 북한 정찰총국의 통제를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미 재무부는 지난해 9월 라자루스 등 3개 해킹그룹을 제재한 바 있다.
보도자료에 따르면 중국 국적자 톈인인과 리자둥은 악의적 사이버 활동을 위해 실질적으로 재정적, 물질적, 또는 기술적 지원을 하는 한편 관련 물품 및 서비스를 제공한 혐의로 제재 대상에 올랐다.
특히 이 두 사람은 라자루스 그룹을 지원하기 위한 재정적, 물질적, 기술적 지원 또는 물품 및 서비스를 지원·제공했다고 재무부는 밝혔다.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은 "북한 정권은 돈을 훔치기 위해 금융기관들을 대상으로 광범위한 사이버 공격을 위한 대대적인 작전을 지속해왔다"며 "미국은 북한이 사이버 범죄를 벌이는 것을 조력하는 자들에 대한 책임을 물음으로써 국제적인 금융 시스템을 보호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재무부는 북한이 금융 기관들에서 훔친 돈을 세탁하기 위한 사이버 행위자들을 훈련 시키고 있다면서 이들 중국 국적자 두 사람이 북한이 관리하는 계좌로부터 약 9천100만 달러(약 1천087억원)와 950만 달러를 수령한 뒤 자금출처를 흐리기 위해 돈세탁을 했다고 밝혔다. 이들 돈은 2018년 4월 이뤄진 암호화폐 거래 해킹 등을 통해 확보된 것으로 알려졌다.
재무부는 그러나 북한 무역회사에 대한 공급원으로 활동한 혐의로 지난 2017년 블랙 리스트에 올랐던 러시아 석유회사 IPC(Independent Petroleum Company) 및 그 자회사 등 2곳에 대해서는 제재를 해제했다.
이 북한 무역 회사는 북한의 미사일 및 대량살상무기(WMD)에 연루된 곳이라고 로이터통신은 보도했다.
이날 제재는 시점적으로 북한의 발사체 발사 몇시간 뒤 이뤄졌다는 점에서 북한을 향해 경고 및 압박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그러나 북한의 핵ㆍ미사일 개발에 자금줄 역할을 했던 것으로 지목됐던 러시아 석유회사에 대한 제재는 해제, 강온 병행에 나섰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과 맞물려 3월에 예정돼 있던 한미연합훈련을 무기한 연기한 바 있다.
앞서 재무부는 지난해 9월13일 라자루스 그룹, 블루노로프, 안다리엘을 '미국과 유엔의 제재대상이자 북한의 중요 정보당국인 정찰총국의 통제를 받고 있다'고 적시하며 제재를 단행하면서 라자루스 그룹이 중요한 인프라 시설을 비롯해 각국 정부와 군, 금융, 제조업, 출판, 언론, 엔터테인먼트 분야 등을 겨냥하고 있다고 설명한 바 있다.
또한 라자루스 그룹이 2017년 12월 발생해 미국과 호주, 캐나다, 뉴질랜드, 영국이 공개적으로 북한의 소행이라고 지목했던 워너크라이 랜섬웨어 공격에도 연루됐다고 재무부는 당시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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