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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정 변함없다지만"…시진핑 중국주석, 국빈방일 연기설 '솔솔'
일본언론, 도쿄올림픽·패럴림픽 끝나는 '올가을 이후'로 연기 전망

(도쿄=연합뉴스) 박세진 특파원 = 오는 4월로 추진돼 온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국빈방일이 연기될 것이라는 일본 언론의 보도가 계속 나오고 있다.
요미우리신문과 산케이신문은 1일 시 주석의 국빈방일이 도쿄올림픽·패럴림픽이 끝나는 올 가을 이후로 연기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시 주석의 국빈방일은 올해 잡혀 있는 중일 양국의 외교 이벤트 가운데 최대 현안이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작년 6월 오사카(大阪)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때 시 주석에게 "내년 벚꽃이 필 때쯤 국빈으로 맞아 일중(중일) 관계를 한 차원 높이고 싶다"면서 국빈방문을 요청했다.
이에 시 주석은 즉석에서 "좋은 생각"이라며 초청에 응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후 두 나라는 올 4월 초순을 시 주석의 국빈방일 시기로 잡고 구체적인 일정과 의제를 조율해 왔다.
도쿄 외교가에서는 시 주석의 유력한 방일 시기를 4월 6~10일로 예상해 왔다.



그러나 중국 우한(武漢)에서 발원해 올 들어 세계 곳곳으로 퍼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사태가 시 주석의 방일에 장애물로 떠올랐다.
코로나19 사태의 수습 전망이 불투명한 가운데 시 주석이 외유에 나설 경우 중국 내에서 비판론이 제기될 수 있는 데다가 코로나19 확산으로 양국이 모두 초대형 외교 이벤트를 원활하게 준비하기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 외교 총책인 양제츠 공산당 외교담당 정치국 위원이 지난달 28~29일 방일해 아베 총리와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외무상을 만나 시 주석의 국빈방일 문제를 논의했다.
이와 관련해 아베 총리 등의 발언을 통해 지금까지 드러난 양국 입장은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애초 4월로 잡았던 시 주석의 국빈방일 일정에는 아직 변함이 없다는 것과 충분한 성과를 올릴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는 점이다.
아베 총리는 전날(29일) 열린 코로나19 대응 관련 기자회견에서도 시 주석의 국빈방일이 어떻게 될지를 묻는 말에 "현시점에서는 예정에 변경이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충분한 성과를 올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관점에서 계속 일중 간에 긴밀히 의사소통을 해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요미우리신문은 1일 복수의 일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양국 정부가 4월 초 예정했던 시 주석의 국빈방일 연기를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요미우리는 전날 아베 총리의 발언 중 '충분한 성과를 올려야 한다'고 한 것이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연기할 수 있다는 인식을 드러낸 것이라고 분석하면서 "일본 측은 이미 중국 측에 시 주석의 방일 연기를 타진하고 있다. 시 주석이 4월에는 방일하지 않을 것"이라는 일본 정부 내 분위기를 전했다.
요미우리는 일본 정부 고위 관계자의 말을 근거로 시 주석의 방일 연기가 확정될 경우 오는 7~9월의 도쿄 올림픽 · 패럴림픽이 끝나는 "올가을 이후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도쿄올림픽은 올 7월 24일부터 8월 9일까지, 도쿄패럴림픽은 8월 25일부터 9월 6일까지 각각 열릴 예정이다.
산케이도 이날 시 주석의 국빈방일 연기가 검토되고 있다면서 양국 정부는 두 나라 국민 생활에 큰 영향을 미치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시 주석의 방일 여건이 조성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시 주석의 국빈방일 시기는 코로나19 사태 추이에 따라 조정되겠지만 도쿄올림픽·패럴림픽이 끝나고 올가을 이후가 될 전망이라고 했다.



시 주석의 국빈방일이 성사되면 작년 5월 나루히토(德仁) 일왕이 즉위한 이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이어 일본을 국빈방문하는 2번째 외국 정상이 된다.
중일 양국은 시 주석의 방일에 맞춰 두 나라 관계를 새롭게 규정할 제5의 정치문서를 채택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제5의 정치문서는 1972년 국교 정상화에 합의한 양국이 정상 간 합의를 거쳐 내놓을 5번째 문서를 의미한다.
중국과 일본은 1972년 중국의 전쟁배상 청구권 포기 등을 골자로 하는 첫 번째 정치문서인 '공동성명'을 발표하고 국교를 정상화했다.
이어 1978년 선린우호, 상호 불가침, 내정 불간섭, 패권 불추구 등을 핵심으로 하는 평화우호조약을 맺었고, 1998년 평화와 발전을 위한 우호협력 파트너십을 규정한 공동선언을 채택했다.
마지막으로 2008년에 전략적 호혜 관계를 바탕으로 상호 위협이 되지 않는다는 내용의 공동성명을 4번째 정치문서로 발표했다.
3, 4번째인 1998년과 2008년 정치문서는 각각 장쩌민(江澤民), 후진타오(胡錦濤) 당시 국가주석의 국빈방일에 맞춰 발표됐다.
이 때문에 시 주석의 국빈방일을 계기로 새 정치문서가 나올 것이라는 관측은 기정사실로 굳어진 상황이다.
parksj@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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