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서 '감염경로 불명' 코로나19 환자 잇따라…"지역전파 징후"(종합2보)
캘리포니아·오리건·워싱턴주서 1명씩 '양성'…경로불명 확진자 총 4명
(샌프란시스코·뉴욕·서울=연합뉴스) 정성호 이귀원 특파원 이상헌 기자 = 미국 서부 지역에서 감염 경로를 알 수 없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고 미 언론이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AP와 블룸버그 통신,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이날 미 서부 캘리포니아주와 오리건주, 워싱턴주에서 해외여행이나 확진자와의 긴밀한 접촉이 없었는데도 코로나19 양성 반응을 보인 환자가 각 한 명씩 나왔다.
로이터통신은 이들 3명은 모두 '추정 양성 환자'로 간주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미국에서 감염 경로를 알 수 없는 코로나19 환자는 이날까지 총 4명으로 집계됐다.
캘리포니아주(州) 샌타클래라 카운티 공중보건국은 이날 여성 주민이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 환자는 "여행이나 이미 알려진 감염자와의 긴밀한 접촉을 통한 바이러스 노출이 없다"고 밝혔다.
고령에 만성질환을 앓고 있다는 이 여성은 호흡기 질환으로 병원에 입원했으며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검사한 결과 양성으로 판정됐다.
보건 관리들은 이 여성 환자가 감염시킨 사람이 있는지를 추적하고 있다.
샌타클래라 카운티 공중보건국 세라 코디 국장은 "이번 새 사례는 (코로나19의) 지역사회 전파 증거가 있다는 것을 시사하지만 확산 정도는 분명하지 않다"며 "이제 우리는 이 질환의 확산을 늦추기 위해 추가 행동을 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환자는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개발한 검사 키트를 이용해 이 지역 공중보건연구소에서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다만 이 검사 키트는 일부 일선 연구소들로부터 진단 결과가 정확하지 않다는 불만을 사 왔다.
CDC는 이 환자를 "추정 양성 환자"로 간주하고 있다며 확진을 위한 검사를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캘리포니아주 바로 위에 위치한 오리건주에서도 역시 감염 경로가 알려지지 않은 확진자가 발생했다고 보건당국이 이날 밝혔다.
오리건주에서의 확진자가 나온 것은 처음이다.
당국은 이 사례는 오리건주 서부에 사는 한 사람과 관련이 있다고 말했으며, 그는 병원에 입원 중이며 한 초등학교에서 사람들을 접촉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오리건주 위에 있는 워싱턴주 환자는 고교생으로 알려졌다. NYT는 스노호미스 카운티에 있는 헨리 M. 잭슨 고등학교 학생이라면서 양성판정 전에 보건소 2곳과 자신이 다니는 학교를 방문했으며, 수업에 참여하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경로를 알 수 없는 감염 사례와 관련, 블룸버그통신은 "미국 일부 지역에서 코로나19가 확산하고 있을지 모른다는 또 다른 징후"라고 평가했고, 뉴욕타임스는 "캘리포니아에서는 이미 코로나바이러스가 사람에게서 사람으로 옮겨가며 국지적으로 퍼지고 있을지 모른다는 것을 암시한다"고 지적했다.
AFP통신도 "(코로나19가) 국내에 퍼지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했다.
앞서 이틀 전인 26일 캘리포니아 솔라노 카운티에서는 미국에서 처음으로 감염 경로가 분명하지 않은 코로나19 환자가 나온 바 있다.
미 보건당국은 미국에서도 코로나19 환자가 더 많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혀왔다.
sisyphe@yna.co.kr, honeyb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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