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경제대책] 국내 확산에 예상보다 커진 경제충격
관광·여가 서비스업 직격탄…소비 위축 이미 지표로 확인
中부품수입 차질에 조업중단까지…"특단대책 긴요한 상황"
(서울=연합뉴스) 이지헌 기자 = 정부가 28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종합대책을 발표한 것은 국내 감염증 확산에 따른 경제 충격이 당초 예상보다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에 따른 소비 및 서비스 분야의 충격은 중국 정부가 우한시를 봉쇄한 지난달 하순 이후 본격화했다.
나아가 이달 19일을 기점으로 국내 확진자가 급증한 뒤로는 내수 충격이 배가된 모습이다.
코로나19에 따른 민생경제 악화가 관련 지표로 속속 확인되고 있다.
방한 관광객 수는 1월 셋째 주까지만 해도 작년 같은 기간 대비 19.5% 늘었지만, 우한 봉쇄 이후인 1월 넷째 주에는 작년 같은 기간 대비 16.1% 감소로 돌아섰다.
국내 확진자 수 급증이 본격화한 2월 셋째 주엔 감소 폭이 48.1%로 급격히 커졌다.
2월 셋째 주 기준으로 방한 중국인은 작년 같은 기간 대비 80.4% 줄었다. 면세점 매출은 40.4%, 영화 관람객은 57.0%, 놀이공원 입장객은 71.3%, 항공기 탑승객은 84.4% 각각 감소했다.
방한 관광객이 감소하고, 내국인들도 감염 공포에 외출을 자제하면서 관광업종과 문화·여가 관련 업종 등 서비스업이 직격탄을 받은 것이다.
소비 관련 속보성 지표에도 경제 심리 악화가 드러난다.
2월 셋째 주 기준으로 백화점 매출이 작년 같은 기간 대비 20.6% 줄었고, 숙박업소는 24.5%, 음식점은 14.2% 각각 감소했다.
대형마트와 편의점은 각각 5.0%, 2.7% 증가했고, 온라인쇼핑 매출이 14.7% 증가하면서 소비 감소를 일부 완충했다. 온라인쇼핑 증가는 소비자들이 오프라인 구매를 줄이는 대신 온라인 구매를 늘린 영향이다.
경제 심리 악화는 심리지표로도 확인된다.
한국은행이 집계한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6.9로 한 달 전보다 7.3포인트 급락했다. 낙폭은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이 유행한 2015년 6월과 같았다.
기업 체감경기를 나타내는 전 산업 업황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2월 중 전월 대비 10포인트 내린 65로, 관련 조사가 시작된 2003년 1월 이후 최대 하락 폭을 기록했다.
코로나19로 대중(對中) 수출이 크게 위축되고 중국산 부품 수급 차질로 일부 공장이 가동을 중단한 점도 경제에 어려움을 가중하는 요인이다.
이달(1∼20일) 들어 집계한 하루 평균 대중 수출액이 작년 같은 기간 대비 22.3% 감소한 것에도 이런 상황이 드러난다.
국내 감염병 확산에 따른 서비스업 충격과 소비 감소 등 내수 측면의 어려움 외에도 교역 위축과 중국 부품공급망 차질로 경제 전반의 충격이 더 커질 것이란 우려가 나오는 대목이다.
경제 충격이 1분기에 집중될 가능성이 큰 가운데 한은은 전날 수정 경제 전망을 하면서 올해 1분기 성장률이 작년 1분기 성장률(-0.4%)을 밑돌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
나아가 코로나19이 세계로 확산하면서 세계 경제의 성장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민생 및 경기 측면의 어려움이 1분기를 중심으로 당초 예상보다 확대했다"며 "민생경제 안정과 함께 경제활력 모멘텀을 지켜내기 위한 특단의 정책 대응이 긴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p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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