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외무부, 보건당국 이어 '한국 여행 자제' 권고
"긴급한 필요 아니면 자제하라"…한국과의 항공 운항도 제한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러시아 외무부가 보건당국에 이어 자국민의 한국 여행 자제를 권고했다.
한국 등에서 급속히 확산하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 차원이다.
러시아 외무부는 26일(현지시간) 언론보도문을 통해 "한국과 이란, 이탈리아 여러 지역에서의 코로나19 확산과 관련해 이 전염병의 러시아 유입을 막기 위해 러시아 국민에게 긴급한 필요 때문이 아니면 일시적으로 한국, 이란, 이탈리아로의 여행을 자제할 것을 권고한다"고 밝혔다.
외무부는 그러면서 긴급 조치 통보를 위해 한국, 이란, 이탈리아 등에 머무는 자국민들이 해당국 주재 러시아 대사관에 연락처를 알려 줄 것을 요청했다.
앞서 이날 러시아 보건·위생·검역 당국인 '소비자 권리보호·복지 감독청'(로스포트레브나드조르)은 자체 웹사이트에 올린 고지문을 통해 코로나19 다발국인 한국, 이란, 이탈리아로의 여행 자제를 주문했다.
감독청은 "세계보건기구(WHO) 정보에 따르면 이탈리아, 한국, 이란 등에서 코로나19 감염자가 급속히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면서 "로스포트레브나드조르는 이와 관련 코로나19 전염 상황이 안정화될 때까지 해당 국가 방문을 권고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다음 달부터 한국과의 항공편 운항도 제한하기로 했다.
러시아 정부의 '코로나19 유입 및 확산방지 대책본부' 본부장인 타티야나 골리코바 부총리는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내달 1일 0시부터 '아에로플로트'와 자회사인 '아브로라'(오로라) 항공사를 제외한 다른 항공사들이 운영하는 한국과의 항공편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아에로플로트는 러시아의 국영항공사이며 아브로라는 아에로플로트의 극동 지역 자회사다.
골리코바는 아에로플로트가 모스크바-서울 정기노선을 기존대로 운영하고, 블라디보스토크(극동 연해주)-서울 노선 등에 취항해 왔던 아브로라는 정기 노선은 멈추고 전세기를 띄워 한국에 있는 러시아인들을 자국으로 운송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모스크바-서울, 블라디보스토크-서울 노선 등에 취항해 왔던 대한항공 등 외국 항공사의 운항 지속 여부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러시아여행사협회에 따르면 현재 한국에는 약 1천200명의 러시아 여행객들이 머물고 있다.
주한 러시아 대사관은 타스 통신에 "아직 자국민 본국 이송 계획은 없지만 필요할 경우 그럴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cjyo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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