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뉴델리 도착한 날…시민권법 개정안 시위로 5명 사망
24일 찬반 시위대 격렬 충돌…트럼프, 정상회담 후 25일 출국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인도를 방문 중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4일(현지시간) 오후 수도 뉴델리에 도착하기 직전 현지에서 시민권법 개정안 관련 시위가 발생, 5명이 숨졌다고 인도 매체가 보도했다.
타임스오브인디아 등에 따르면 최근 수위가 높아지는 시민권법 개정안 관련 찬반 시위대 간 충돌이 24일에는 특히 격렬해졌다.
이날 자프라바드, 찬드 바그, 마우지푸르 등 뉴델리 북동부에서는 정오께부터 오후까지 시위가 계속됐고 이 과정에서 차량과 건물 등이 불타고 부상자가 속출했다.
특히 경찰 1명을 비롯해 시위대와 주민 4명 등 5명이 찬반 지지자들과 경찰 간의 충돌 과정에서 목숨을 잃었다.
델리 경찰은 경찰 20여명 등 60여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경찰은 시위 지역 인근에 병력을 증파했고, 북동부 지역의 학교에는 휴교령도 내려졌다.
시위대는 지난 23일에도 뉴델리 북부 자프라바드, 우타르프라데시주에서도 경찰과 충돌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24일 오전 서부 아메다바드에 도착해 '나마스테('안녕'이라는 뜻의 힌디어) 트럼프' 행사에 참석한 트럼프 대통령은 타지마할이 있는 아그라를 들른 뒤 이날 오후 7시 30분께 뉴델리에 도착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뉴델리 숙소와 시위 발생 지역과는 10㎞ 이상 거리가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또 델리 당국이 총리 관저와 국회의사당 등 주요 관공서가 밀집한 라즈파트 거리 주변 치안을 강화한 상태라 뉴델리 중심가에서는 시위가 발생하지 않은 상태다.
시민권법 개정안은 지난해 12월 하원과 상원을 통과했고 이후 반정부 시위가 전국적으로 일어났다.
개정안은 파키스탄·아프가니스탄·방글라데시에서 종교적 박해를 피해 인도로 와 불법 체류 중인 힌두교도, 불교도, 기독교도 등 6개 종교 신자에게 시민권 획득의 길을 열어줬다. 이들에 대해 시민권 획득 자격 기간도 단축해줬다.
이에 2014년 12월 31일 이전에 인도로 온 해당 불법 이민자들은 인도 시민권을 얻을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여기에 무슬림이 빠지면서 소수 집단과 대학생 등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25일 뉴델리에서 나렌드라 모디 총리와 정상회담을 한 후 이날 밤 출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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