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저위력 핵탄두 잠수함 배치에 "아시아 동맹서 특히 지지"
국방부 고위당국자 브리핑…"북한, 핵 비축량 규모 늘리고 있어"
(워싱턴=연합뉴스) 백나리 특파원 = 미국 국방부는 저위력 핵탄두 장착 잠수함 실전배치와 관련해 아시아 동맹국에서 특히 지지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미 국방부 고위당국자는 21일(현지시간) 미 핵전력 현대화와 관련한 브리핑에서 미국이 저위력 핵탄두 W76-2를 장착한 잠수함을 배치하는 데 대해 일부 동맹은 반기지 않는 것 같다는 취지의 질문을 받자 "우리는 사실 많은 지지를, 특히 아시아 동맹국으로부터 받고 있다"고 답했다.
이 당국자는 이어 "(아시아는) 우리가 핵무기를 실제로 배치하지 않은 곳"이라며 "그들(아시아 동맹국)은 정부 차원에서 아주 지지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어느 나라인지는 적시하지 않았다.
그는 "우리가 동맹국과 이 과정을 논의할 때 그들 다수는 사실 중거리핵전력조약(INF)에서 탈퇴하는 데 있어 (W76-2를) 실행 가능한 대안으로 봤다"면서 "그들은 W76-2의 배치로 위협에 대응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 당국자는 "그러나 (동맹국에서도) 미국에서처럼 관점의 차이가 있다. 핵에 반대하는 의회가 있고 더 넓은 논의가 이뤄지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W76-2는 러시아에 그들이 내세우는 어떤 위협도 다룰 수 있다는 의지와 능력을 우리가 갖고 있음을 보여줄 수 있는 가장 덜 비싸고 신속한 방안"이라면서 "(W76-2 배치는) 동맹과 적국에 대한 중요한 신호"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미 국방부는 지난 4일 해군의 저위력 핵탄두 장착 잠수함 실전 배치를 공식 인정했다. 저위력 핵탄두를 실은 미국 잠수함 테네시호가 대서양에 배치돼 있다는 미국과학자연맹의 주장을 인정한 것이다.
저위력 핵무기는 폭발력이 20kt보다 낮지만 1945년 미국이 일본 히로시마에 떨어뜨린 원자탄과 비슷한 수준의 위력을 가졌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러시아 등의 핵전력에 대응하기 위한 수단이라고 강조하고 있으나 저위력 핵무기의 실전 배치가 핵 사용의 위험을 높인다는 비판도 이어져 왔다.
트럼프 행정부는 2018년 '핵태세 검토보고서'(NPR)를 통해 저위력 핵능력 강화 필요성을 제기했으며 지난해 러시아와의 INF조약에서 탈퇴했다.
이날 브리핑은 미 국방부 2021회계연도 예산안의 핵심인 핵전력 현대화 및 이와 관련한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의 마이넛 공군기지 방문을 설명하는 차원에서 이뤄졌다.
미 고위당국자는 핵 현대화에 대한 북한의 예상 반응과 관련해 "그들은 핵(무기) 비축량의 규모를 늘리고 있다"고만 답했다. 에스퍼 장관이 마이넛 공군기지를 방문해 북한과 러시아, 중국의 핵 위협에 대한 브리핑을 받았다고도 덧붙였다.
에스퍼 장관은 19∼20일 노스다코타주 마이넛 공군기지와 네브래스카주 전략사령부 오펏 공군기지를 방문했다. 마이넛 기지는 미국의 3대 핵전력 중 전략폭격기 B-52와 대륙간탄도미사일 미니트맨-3를 갖춘 곳으로, 핵 현대화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의지를 과시하기 위한 방문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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