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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성부 "조현아, 한진 경영 안 나선다…조원태 물러나야"(종합3보)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 기자간담회 "이사회 중심 경영이 대안"



(서울=연합뉴스) 임미나 황재하 기자 = 한진그룹 총수 일가 외에 한진칼[180640] 지분을 가장 많이 보유한 사모펀드 KCGI가 20일 "한진그룹의 총체적 경영 실패가 있었다"며 조원태 회장이 이에 책임지고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경영 참여 가능성은 없다고 일축했다.
강성부 KCGI 대표는 이날 여의도 한 호텔에서 연 '한진그룹 정상화를 위한 주주연합 기자간담회'에서 "(한진그룹 경영권 문제를) 남매간의 갈등으로 보지 말고 '오너 중심 경영'과 '이사회 중심 경영'의 패러다임 차이로 봐야 한다"고 밝혔다.
강 대표는 "언론 등에서 자꾸 '조현아 연합'이라고 하는데, 최대 주주인 우리(KCGI)가 자꾸 뒤로 빠지고 조현아 씨가 앞으로 나오는 부분에 약간 섭섭한 생각이 든다"며 "(조 전 부사장의 결정이) 가족 간 일이 계기가 됐는지는 모르지만 가장 중요한 건 서로 마음을 비우고 내려놓은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강 대표가 공개한 주주연합의 한진칼 정관 변경 제안에는 '배임·횡령죄로 금고 이상의 형 선고가 확정되고 3년이 지나지 않은 자는 이사직을 상실한다'는 내용이 있다. 그러나 이렇게 정관을 바꾼다 해도 조 전 부사장의 경우 집행유예가 확정된 '땅콩회황' 사건이 배임·횡령 관련 범죄는 아니어서 이사 자격 제한 요건에 해당하지는 않는다.
조 전 부사장의 경영 참여를 원천 봉쇄하는 주주연합 내부의 확약이 있느냐는 질문에 강 대표는 "주주들은 경영에 절대 나서지 않는다는 확약 내용이 있다. 주주들이 이사회에 나가지 못하도록 확실히 돼 있다"고 답했다.



조원태 회장에 관해서는 "미국의 델타항공이 (주요 주주로) 들어오고 나서 더 기고만장해졌다"며 "주주들과 소통이 부족하다"고 비판했다.
이어 861.9%에 달하는 대한항공의 막대한 부채비율 등을 들어 "지난 1년간 경영 성과가 없었다"며 "예전 땅콩 사건 때문에 못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건 어불성설이라 생각한다. 대표이사라면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한진그룹의 경영 실패는 오너의 독단적 의사결정 구조에 따라 투자를 잘못했기 때문이라며 "한진해운 인수 당시 수많은 애널리스트, 전문가들이 인수하면 큰일 난다고 했는데도 선대의 유훈 같은 것 때문에 감행했다"고 비판했다.
KCGI를 과거 삼성그룹과 현대차그룹 등의 경영에 개입하려 한 미국의 행동주의 펀드 엘리엇 등에 빗대 '투기자본'으로 보는 시각에 대해서는 "우리는 주요 펀드의 만기가 10년이 넘는 등 활동 예정 기간이 굉장히 길고 과도한 배당을 요구한 적도 없다"고 해명했다.
이어 "우리가 대규모 구조조정을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는데, 나는 이전 LK파트너스 시절부터 인위적인 구조조정을 한 번도 한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노조가 현 경영진을 지지하는 입장을 밝힌 데는 "일종의 (회사) 녹을 먹고 있다고 생각하는 분들, 아직도 오너 경영에서 못 벗어나고 의리를 지키고 싶어하는 분들도 있고 언론에서 (우리가) 구조조정을 할 거라는 식으로 써 그런 두려움도 충분히 있을 거라 생각한다"며 "직접 만나서 설득할 용의가 있다"고 했다.
앞서 2018년 11월 한진칼 지분 취득으로 2대 주주에 오른 KCGI는 한진그룹의 지배구조 개선을 내걸고 총수 일가를 강하게 압박해 왔으며 지난달 말부터는 조원태 회장에 반기를 든 조현아 전 부사장, 다른 주주인 반도건설과 손잡고 '반(反) 조원태' 연합을 구축했다.
당초 KCGI의 단독 지분율은 작년 12월 23일 기준 17.29%였으나 지난달 말 조 전 부사장, 반도건설 계열사 등과 지분 공동보유 계약을 맺으면서 이들의 합산 지분율은 32.06%가 됐다. 올해 정기 주총에 적용되는 주주명부폐쇄일 기준 의결권 유효 지분율은 총 31.98%다.
이날 오후 KCGI는 한진칼 주식 추가 취득으로 3자 연합의 합산 지분율이 37.08%로 늘었다고 공시했다. 이는 3월 주총 이후의 상황까지 염두에 둔 행보로 풀이된다.
이들 연합은 한진칼 정기 주총에 사내이사 4명과 사외이사 4명으로 구성된 이사 후보군을 제안해 이사회 내 과반 확보를 우선 목표로 하는 것으로 해석되기도 했다.
또 이번 정기 주총에서 조 회장의 이사 연임 저지 등이 무산되면 추후 임시주총을 소집하거나 내년 주총을 준비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임시주총은 생각하지 않는다. 이번 주총에서 반드시 이길 것"이라며 "이미 대세가 넘어왔다. 개인적으로는 (표 대결을 위해 확보한 우호) 지분도 앞선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min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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