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도 '미니 무역협정' 체결, 美대선 이후로 연기
"미, 인도에 협상 연기 통보"…트럼프 인도 방문 전 타결 시도 무산된 듯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오는 24∼25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인도 방문 기간에 맞춰 타결될 것으로 전망됐던 양국 '미니 무역협정' 체결이 미국 대선 이후로 연기될 것으로 보인다.
18일 인도 일간 타임스오브인디아에 따르면 미국은 인도 정부에 최근 진행된 무역협상과 관련해 오는 11월 대선 이후에 협의를 마무리 짓자고 통보했다.
미국은 이와 관련해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의 인도 방문 일정도 취소했다.
이에 따라 양국은 빨라야 내년 초는 돼야 무역협정 관련 협상을 재개할 수 있다고 타임스오브인디아는 내다봤다.
양국은 애초 지난해 9월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의 미국 방문에 맞춰 소규모 무역협정을 체결하려고 했다.
하지만 양측의 이견이 좀처럼 좁혀지지 않아 올해로 협상이 넘어왔고 이번에도 타결은 사실상 불발된 것이다.
인도 정부의 통계에 따르면 인도는 2018∼2019 인도 회계연도(매년 4월 시작)에 미국과 무역에서 169억달러(약 20조원)의 흑자를 올렸다. 인도는 이 기간에 524억달러(약 62조원)어치의 상품을 수출했고, 355억달러(약 42조원)를 수입했다.
현재 인도는 철강 수입 관세 축소와 농산물, 자동차 부품 등의 미국 시장 진출 확대를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인도는 미국에 개발도상국 일반특혜관세제도(GSP)의 부활을 강력하게 요청하고 있다.
인도는 2017년 기준으로 미국에 56억달러(약 6조6천억원) 규모를 무관세로 수출해 GSP의 가장 큰 수혜국으로 꼽혀왔지만, 미국은 지난해 6월 이를 중단했다.
이에 인도는 아몬드, 사과, 호두 등 미국산 농산물에 대해 관세 인상 보복 조치를 하는 등 양측은 갈등을 빚어왔다.
반면 미국의 경우 인도와의 무역적자를 줄이는 데 관심이 있다.
이를 위해 미국은 농산물, 의료기기 등에 대한 인도의 무역 장벽을 낮추라고 압박해왔다.
최근 양측은 협상이 거의 마무리됐다고 생각한 분야에서 상대가 새로운 품목이나 규정을 잇따라 제시한 점에 대해 못마땅하게 여긴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인도 측은 미국 대표단이 자신들의 협상 기준을 자꾸 시험하려 드는 점에 불만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 당국 관계자는 "미국 측에 우리의 '레드 라인'을 확실히 알려줬다"며 "이제 공은 미국으로 넘어간 상태"라고 밝혔다.
다만, 전문가들은 무역협정 체결은 무산될지라도 양국은 트럼프 대통령의 인도 방문 기간에 에너지, 군사 등의 분야에서는 협력을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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