폼페이오 "'대서양동맹의 죽음'은 지나친 과장"…유럽 성토 반박
"우리는 함께 이기고 있다"…중러 비판하며 미 안보공헌 강조
에스퍼 미 국방은 "화웨이에 아무것도 안하면 나토 위태로울 것" 경고
(서울=연합뉴스) 강건택 기자 = '아메리카 퍼스트'(미국 우선주의)에 대한 유럽의 우려에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미국의 국제사회 공헌을 강조하며 정면 반박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15일(현지시간) 독일 뮌헨에서 열린 뮌헨안보회의에서 "서구는 이기고 있으며, 우리는 함께 이기고 있다"고 말했다고 AFP,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이는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이 전날 개막연설에서 "우리의 가장 가까운 동맹국인 미국 정부가 국제사회라는 개념을 거부한다"고 지적하는 등 미국 우선주의로 대서양 양안 관계가 위협을 받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 데 대한 반응이다.
유럽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파리기후변화협약, 이란과의 핵합의를 잇따라 파기하고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한 것을 우려스럽게 보고 있다.
그러나 폼페이오 장관은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의 발언과 관련해 "그런 언급은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며 "난 기꺼이 '대서양 동맹의 죽음'이라는 말은 지독히도 과장됐다고 발표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미국이 러시아와 국경을 맞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부 전선을 강화하고, 이슬람국가(IS) 격퇴를 위한 다국적 작전을 지휘하는 등 유럽을 안전하게 만들기 위한 핵심 역할을 맡고 있다는 점을 그 근거로 들었다.
그는 "국제사회를 거부하는 게 미국인가"라고 반문한 뒤 "자유로운 서구는 자유를 제한하는 다른 체제보다 더 밝은 미래를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러시아의 2014년 크림반도 병합, 이란의 사이버 위협과 대리군을 통한 '테러 작전', 중국의 남중국해 군사기지화와 경제적 압력 등을 언급하며 이들 국가가 "제국을 꿈꾸고 있다"고 비난했다.
특히 러시아에 대한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동유럽을 향해 "미국은 의회의 지원 하에 국제개발금융공사(IDFC)를 통해 '세 바다(아드리아해, 발트해, 흑해) 이니셔티브'에 속한 중·동부 유럽 국가들에 10억 달러(약 1조2천억원)의 자금을 제공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폼페이오 장관은 "우리의 목표는 그들의 에너지 부문에서 민간 투자를 활성화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은 러시아가 발트해를 거쳐 독일까지 연결하는 '노드(북부) 스트림-2' 가스관 건설 사업을 반대하고 있다.
이어 연설을 한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장관은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를 겨냥하며 유럽 동맹들에 '화웨이 퇴출'을 요구했다.
에스퍼 장관은 "우리가 그(화웨이) 위협을 알지 못하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면, 결국은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군사동맹인 나토를 위태롭게 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최근 5세대(5G) 이동통신망 구축사업에 화웨이 장비를 일부 도입하기로 결정한 영국에는 "두 걸음 물러서기에" 아직 늦지 않았다고 압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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