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신경망 활용해 놓쳤던 지구위협 '위험' 소행성 찾아내
충돌 소행성 궤도 자료 '학습' 무질서한 궤도 속에 숨은 소행성 확인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기계학습 능력을 갖춘 인공신경망을 활용하는 새로운 방식을 통해 지금까지 놓치고 있던 지구충돌 위험이 있는 소행성들을 찾아내 관심을 끌고 있다.
네덜란드 레이던대학에 따르면 이 대학 전산 천체물리학 교수 시몬 자트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인공신경망의 기계학습 능력을 이용해 해가 없는 것으로 보이던 소행성이 앞으로 지구와 충돌할 위험이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연구 논문을 제출했다.
이 논문은 국제 학술지 '천문학 및 천체물리학'(Astronomy & Astrophysics)에 실릴 예정이다.
연구팀은 우선 슈퍼컴퓨터에 태양과 태양계 행성의 미래 궤도 1만년 치를 입력한 뒤 지구 표면에서 소행성을 우주로 쏘아 올리며 궤도를 역추적해 지구에 떨어지는 가상 소행성들의 궤도에 관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했다.
자트 교수는 이와 관련, "시간을 거꾸로 돌리면 유명한 소행성들이 지구에 떨어지는 것을 다시 볼 수 있게 되는데, 이런 방식으로 지구에 떨어진 소행성의 궤도 도서관을 꾸릴 수 있다"고 원리를 설명했다.
연구팀은 이 자료를 지구에 떨어질 소행성을 찾는 인공신경망의 기계학습에 활용했다.
연구팀은 이 방식에 '위험 천체 식별자'(Hazardous Object Identifier·HOI)라는 명칭을 붙였는데, HOI는 네덜란드어로 '안녕'(hi)이라는 의미도 갖고있다.
연구팀이 HOI로 확인한 결과, 널리 알려진 지구근접 천체(NEO) 뿐만 아니라 지금까지는 위험한 것으로 분류되지 않았지만 지구와 충돌할 수 있는 위험이 있는 소행성들을 다수 확인됐다.
예컨대, 지름이 100m 이상인 소행성으로 지구-달 거리(약38만㎞)의 10배 이내로 접근하는 소행성만 2131~2923년 사이에 11개에 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 소행성들은 궤도가 너무 무질서해 현재 우주관련 단체들이 이용하는 소프트웨어로는 포착이 안 돼 위험한 지구근접 천체로 분류되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자트 교수는 "이제 우리 방식이 제대로 작동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면서 "앞으로 성능이 더 좋은 인공 신경망과 더 많은 입력 자료를 이용해 이 분야에서 더 깊이 연구하고 싶다"고 했다.
연구팀은 인공신경망을 활용한 위험 소행성 포착 방식이 현재 사용되고 있는 것보다 훨씬 빠르기 때문에 앞으로는 이런 탐색 방식이 주류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소행성은 약 6천600만년 전 공룡 대멸종을 야기하는 등 지구의 생존을 좌우할 수도 있는 위협적인 존재가 되고 있다. 과학기술의 발달에도 지구에 충돌할 위험이 높은 소행성의 궤도를 바꿀 수 있는 뾰족한 대책은 아직 없지만, 지구충돌 궤도의 소행성을 빨리 포착할수록 이에 대처할 수 있는 시간을 더 벌 수 있을 것으로 과학자들은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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