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아동도서, '사스 매개체' 사향고양이에 '산해진미' 표현 논란
(선양=연합뉴스) 차병섭 특파원 = 중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원인으로 지목된 야생동물 섭취 문화가 비판받는 가운데, 한 아동도서에서 사향고양이에 대해 '산해진미'(山珍)라고 표현한 게 알려지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12일 신화통신 등 중국매체에 따르면 문제가 된 서적은 이번에 코로나19가 처음 시작된 후베이성 우한(武漢) 소재 우한대학출판사가 펴낸 '동물소백과'다.
책에는 "흰코사향고양이는 온몸이 보물"이라면서 "고기는 먹을 수 있고, 중국에서 유구한 역사를 가진 희귀한 '산해진미'"라는 내용이 담겼다.
또 "지방은 화장품 생산에 있어 보기 드문 고급원료이며, 화상 치료에 쓰인다"면서 "모피는 가죽 장갑을, 꼬리털 등은 솔과 그림 붓을 만들 수 있다"고 기술했다.
온라인상에서는 "야생동물을 먹는 습관이 세대를 지나며 교육을 통해 점차 사라지기를 바랐는데, 아동용 과학보급 도서에 이처럼 저속한 내용이 있다"는 등의 비판 목소리가 나왔다.
출판사 측은 논란이 커지자 11일 "우선 전국 각 판매망에 이 책을 완전히 회수하도록 통지했다"면서 "관련 사항에 대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야생동물인 흰코사향고양이는 사향고양이의 일종이다. 2003년 유행한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는 박쥐에 있던 바이러스가 사향고양이로 옮겨진 뒤 다시 사람에게 전파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유행 중인 코로나19의 전파 경로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야생동물 고기를 팔던 시장에서 박쥐의 바이러스가 천산갑 등 중간숙주를 거친 뒤 사람에게 옮겨졌을 가능성 등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 내에서는 야생동물 섭취 문화에 대한 비판이 일고 있고, 불법적인 야생동물 사냥·거래에 대한 당국의 대대적인 단속도 이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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