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인종차별 녹음' 공개…트럼프, 비난 트윗했다 삭제
NYT·로이터 보도…2015년 '불심검문' 옹호하며 소수민족 범죄인 취급
블룸버그 "후회·사과"…불심검문 옹호했던 트럼프 "완전한 인종차별주의자"
(서울=연합뉴스) 이상헌 기자 = 미국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로 나선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 시장이 과거 '인종차별적인 발언'을 한 녹음 파일이 공개되면서 그에 대한 강도 높은 검증을 예고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공개적으로 비난하고 나서면서 트럼프 대통령과 블룸버그 전 시장 간 설전도 격화하고 있다.
블룸버그 전 시장은 그의 시장 재직 당시 했던 '신체 불심 검문(Stop and Frisk) 강화' 정책을 지난해 사과했지만, 또다시 이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르게 됐다.
당시 이 정책은 흑인과 라틴계 미국인에 대한 과잉 검문과 인종 차별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진보적 팟캐스터인 벤자민 딕슨은 지난 10일 블룸버그 전 시장이 2015년 했던 발언이 담긴 오디오 클립을 자신의 트위터에 올렸다고 NYT가 전했다.
블룸버그 전 시장은 이 녹음에서 "살인의 95%가 전형적인 특징이 있다"며 "인상착의를 복사해 경찰에 넘기면 된다. 그들은 16∼25세의 남성이며 소수민족이다. 이는 뉴욕에서도 그렇고 다른 도시에서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거리에서 총을 제거하는 게 목표라면서 "아이들 손에서 총을 제거하는 방법은 그들을 벽에 세워놓고 몸수색을 하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또 "우리는 모든 경찰을 소수민족 지역에 배치했다. 그것은 사실이다. 우리가 왜 그렇게 하는가? 왜냐하면 그곳이 모든 범죄가 있는 곳이니까"라고도 했다.
당시 아스펜타임스는 블룸버그가 "범죄는 젊고 남성적인 소수민족에 의해 압도적으로 많이 저질러졌다"며 "그들을 벽에 세워놓고 몸수색을 하기 위해 그곳에 경찰을 배치하는 것은 일리가 있다"고 발언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해당 발언을 했을 때 일부 언론이 비슷한 취지로 보도했었지만, 그로부터 5년 후 대선 경선이 진행 중인 와중에 실제 그의 음성이 대중에 공개된 셈이다.
블룸버그 전 시장은 이날 성명을 내고 "신체 불심 검문 정책은 이어받은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그 정책이 남용됐음을 인정했다.
그는 "퇴임 즈음에는 그 정책을 95%나 줄였지만 좀 더 빨리했어야 했다. 후회하고 있으며 사과했다"면서 "그 정책이 흑인과 라틴계 사회에 끼친 영향을 이해하는 데 너무 오랜 시간이 걸린 것에 책임을 통감했다"고 말했다.
앞서 블룸버그 전 시장은 지난해 11월 이 정책과 관련해 공식 사과한 바 있다.
그간 신체 불심 검문 정책을 지지하면서 역시 인종차별주의자라고 비난받아 왔던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블룸버그 전 시장의 녹음 발언을 트위터에 올렸다.
그러고는 트위터에 "와, 블룸버그는 완전한 인종차별주의자다!"라고 썼다.
그는 곧바로 게시물을 삭제했다.
트럼프 선거캠프 대변인은 해당 트윗 삭제 이유에 대한 논평 요청에 응하지 않았고, 백악관 역시 언급을 회피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하지만 팀 머토 트럼프 캠프 대변인은 이메일을 통해 "이는 명백한 인종차별 발언이며 용납할 수 없다"며 "신체 불심 검문 정책에 대한 그의 사과도 가짜"라고 비난했다.
이에 블룸버그 전 시장은 "트럼프는 큰 평등을 향해 전진하는 국가를 물려받았고, 인종차별적 호소와 혐오스러운 미사여구로 우리를 갈라놓았다"고 응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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