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서 신종코로나 이유로 한 '중국인 기피' 현상에 거센 반발
SNS서 "편견·혐오 안 돼" "힘내라 중국"…응원·연대 메시지 급증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코로나) 사태 이후 브라질에서 나타난 중국인 기피 현상에 반발이 일고 있다. 외국인 혐오(제노포비아)와 편견에 대해 브라질 사회가 강한 거부감을 나타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1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신종코로나에 대한 공포감으로 중국인 기피 현상이 고개를 들고 있다는 내용이 보도된 이후 소셜미디어(SNS)에서는 제노포비아 현상을 비판하고 중국인을 응원하는 메시지가 잇따르고 있다.
SNS에는 포르투갈어와 중국어로 "힘내라 중국" "편견을 말하지 말라" "우리는 모두 중국 인민과 연대한다"는 등의 글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상파울루 시내 학교에서 중국어 교사로 일하는 시 리아오(32)는 "지금은 매우 슬프고 민감하며 위중한 때인 만큼 편견을 담은 발언을 해서는 안 된다"면서 "편견은 악을 부를 수 있다"는 말로 중국인 기피 행위와 발언을 자제해 달라고 촉구했다.
상파울루 시에 있는 브라질-중국 사회문화연구소(Ibrachina)는 홈페이지를 통해 매일 신종코로나 현황을 전하고 가짜뉴스를 반박하는 등 잘못된 정보와 편견에 대처하기 위한 구체적인 행동에 나섰다.
연구소의 토마스 라우 대표는 "신종코로나 사태와 관련해 중국에서 일어나지도 않은 사건을 전하는 가짜뉴스가 넘쳐나고 있다"면서 "신뢰할 수 있는 정보는 모아 브라질 국민에게 투명하게 전달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브라질 언론은 신종코로나에 대한 공포가 확산하면서 중국인 기피 현상이 나타나고 있으며 자칫 아시아계에 대한 혐오와 차별로 번질 가능성도 있다고 보도했다.
상파울루 시 남부 지역에 있는 한 상업용 건물의 관리업체는 최근 '중국 형제들의 건물 출입을 위한 몇 가지 조건'이라는 안내문을 통해 중국인 입주자에게 위생 마스크를 사용하고 일반 입주자와 달리 별도의 엘리베이터를 이용해야 하며 알코올 젤로 손을 씻을 것 등을 요구했다.
상파울루 시내 한 아파트에서는 중국을 방문하고 돌아온 중국인 입주자에게 "2주 동안 다른 입주자들과 접촉하지 말라"는 경고문을 내걸었고, 리우데자네이루 시에서는 지하철을 이용하던 일본계 여대생이 다른 승객들로부터 "더러운 바이러스를 옮긴다"는 욕설을 듣기도 했다.
브라질-중국 사회문화연구소 홈페이지에는 중국인 추방·중국과 외교 관계 단절을 주장하는 글이 올라왔다.
이에 대해 연구소 측은 "중국과 아시아 공동체에 대한 모든 형태의 차별을 거부한다"면서 "인종주의·제노포비아 범죄와의 싸움은 공정하고 평등한 사회를 지지하는 모든 사람의 약속"이라고 강조했다.
fidelis21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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