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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미스터리 '빠른 전파 폭발'서 주기성 처음으로 확인
약 5억 광년 밖 FRB 16.35일 주기로 전파폭발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우주 미스터리 중 하나인 '빠른 전파 폭발'(FRB)은 기원을 알 수 없는 전파가 밀리 초(1천분의 1초)만에 강하게 분출되고 사라지는 특성을 갖고있다. 일정한 양상 없이 워낙 순간적으로 발생하다 보니 FRB를 포착하는 것 자체가 어려워 정체를 밝히는 연구가 쉽지 않았다.
하지만 지구에서 약 5억 광년 떨어진 나선은하 외곽의 별 형성 영역에서 포착된 'FRB 180916.J0158+65'가 16.35일 간격으로 전파 폭발을 주기적으로 반복하는 것으로 밝혀져 FRB 미스터리를 풀 단서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지금까지 FRB는 대부분 일회성에 그쳤으며, 드물게 같은 위치에서 반복되더라도 주기성 없이 불규칙하게 발생했다.
사이언스얼러트(ScienceAlert)를 비롯한 과학전문 매체에 따르면 캐나다 전파망원경 '차임'(CHIME) 협력단 소속 천문학자들은 FRB 180916.J0158+65에서 찾아낸 주기적 전파폭발 양상에 관한 결과를 정식출간 전 논문을 수록하는 온라인 과학 저널 '아카이브'(arXiv)를 통해 공개했다.
연구팀은 2018년 9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총 409일에 걸쳐 차임이 관측한 자료를 분석했다. 그 결과, 처음 나흘간은 시간당 1~2차례씩 FRB가 관측되다가 12일간 공백을 거친 뒤 16.35일 주기로 전파폭발이 이어졌다.
이 기간에 감지할만한 수준의 전파폭발이 없거나 반대로 복수의 전파폭발이 감지될 때도 있었지만 16.35일 주기는 계속 유지된 것으로 나타났다.



FRB를 포착한 차임은 파이프를 반으로 자른 모양의 100m 길이 금속망 4개를 고정안테나로 활용하는 축구장 크기의 전파망원경이다. 우주에 가장 흔한 원소인 수소 가스 흐름을 파악하려는 목적으로 설치됐지만, FRB 관측에도 탁월한 기여를 하고 있다.
지난 한 해에만 반복성 FRB 8건을 새로 포착했다.
FRB는 지난 2007년 첫 관측된 이래 약 150건이 포착됐지만 같은 위치에서 반복된 것은 아직 10건에 불과하며, 일정한 주기를 갖는 것은 FRB 180916.J0158+65가 처음이다.
이번 연구 결과로 FRB 기원이 밝혀진 것은 아니지만, 연구팀은 논문에서 "반복되는 FRB에서 16.35일 주기를 발견한 것은 FRB의 본질을 밝혀내는 중요한 단서"라고 지적했다.
연구팀은 우주에서 주기성이 대체로 천체가 두 개로 구성돼 있을 때 나타나는 것을 토대로 FRB가 별이나 블랙홀 등의 천체를 도는 동반 천체에서 나온 것일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하지만 이 천체가 어떻게 강한 신호를 주기적으로 만들어내는지는 설명되지 않는다.
또 별이 내뿜는 항성풍이 동반 천체에서 나오는 신호를 차단 또는 촉진했을 가능성도 제기됐으며, 표면 자기장이 매우 강한 중성자별인 마그네타(Magnetar)일 가능성도 작기는 하지만 배제할 수 없는 것으로 지적됐다.
FRB를 처음으로 확인한 웨스트 버지니아대학의 천체물리학자 덩컨 로리머 박사는 사이언스뉴스와의 회견을 통해 "FRB 180916.J0158+65에 특별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면서 "주기성이 발견됐다는 사실은 다른 FRB도 마찬가지로 주기성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FRB 180916.J0158+65처럼 주기성을 갖는 FRB가 많이 있어 후속 발견이 이어지면 이를 통해 미스터리가 돼온 FRB 정체도 밝혀낼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eomns@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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