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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켈의 선택 실패…독일 집권당 총리후보 구도 '지각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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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켈의 선택 실패…독일 집권당 총리후보 구도 '지각변동'
튀링겐주 '극우 반란' 성공에 기민당 대표 총리후보 불출마 선언
한국 외교가에서 공들인 히르테 신연방주 차관 해임돼




(베를린=연합뉴스) 이광빈 특파원 = 독일 튀링겐주(州) 총리 선출 과정에서 극우 정당의 '킹메이커' 사태가 앙겔라 메르켈 총리의 후계 구도까지 뒤흔들어 놓았다.
'미니 메르켈'로 불리며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후계자로 꼽혀온 안네그레트 크람프-카렌바우어 기독민주당 대표가 10일 차기 총리 후보에 불출마 의사를 밝히면서 독일 정가의 불확실성이 커졌다.
크람프-카렌바우어 대표는 튀링겐주 총리 선출 결과로 지도력에 상당한 손상을 입었다.
기민당 수뇌부는 튀링겐주 총리 선출 과정에서 AfD 주의원들이 애초 당선이 어려웠던 자유민주당의 토마스 켐메리히 후보에게 몰표를 줘 판세를 바꿀 수 있다고 튀링겐주 기민당에 경고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기민당 주의원들마저 켐메리히 후보를 지지해 사실상 자민당과 기민당, AfD의 협력으로 당선시킨 것이었다.
AfD와는 정치적으로 협력하지 않겠다는 기성 정당들의 금기가 깨진 것이어서 독일 사회에 상당한 충격을 안겼다. 기민당 등 기성 정당들은 AfD를 사실상 신(新)나치로 규정해왔다.
크람프-카렌바우어 대표가 '포스트 메르켈'을 포기함으로써 독일 정국의 향후 전개 방향은 상당히 복잡해졌다.
크람프-카렌바우어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올 여름께 기민당 대표 겸 총리 후보 선출 과정을 진행한 뒤 대표직에서 물러나기로 했다.
이 때문에 벌써 차기 총리 후보직에 하마평이 나오고 있다.
프리드리히 메르츠는 이미 강력한 당권 경쟁자다.


2018년 12월 당 대표 선거에서 크람프-카렌바우어에 패배한 메르츠는 여전히 당내 우파의 대표주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여론조사기관 유고브가 실시한 기민·기사 연합의 차기 총리 후보 선호도 조사에서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아르민 라셰트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 총리 역시 메르켈 총리 등 당내 주류의 지지를 받을 수 있는 유력한 후보로 꼽힌다. 라셰트는 지난 당권 경쟁에 참여하지 않았다.
옌스 슈판 보건부 장관 역시 총리 후보 도전자로 꼽힌다. 그는 지난 당 대표 선거에서 3위에 그쳤다.
마르쿠스 죄더 기사당 대표도 잠재적인 도전자로 간주된다.
튀링겐주 사태에 따른 정치적 후폭풍은 메르켈 총리에게도 상당한 정치적 타격을 안겼다.
메르켈 총리는 2018년 12월 당 대표직에서 내려오면서 사실상 크람프-카렌바우어를 지지했다.
더구나 메르켈 총리는 기민당 의원인 크리스티안 히르테 경제에너지부 신연방주 차관을 이번 사태와 관련해 경질하기도 했다.
사민당은 히르테 의원이 켐메리히의 주총리 당선을 축하했다는 이유로 경질 요구를 해왔다.
44세의 히르테 의원은 메르켈 총리와 같은 옛 동독 출신의 정치인으로 향후 성장 가능성에 주목을 받아왔다.
그는 한독통일자문위원회의의 독일 측 위원장을 맡아 한반도 문제에 이해도가 다른 독일 정치인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에 우리 외교가에서도 공을 들여온 인물이기도 하다.
메르켈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크람프-카렌바우어 대표의 결정에 대해 "존중하지만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면서 "총리 후보자 결정 과정을 관리하기 위해 대표직을 (당분간) 수행하겠다는 그의 결정에 감사해한다"고 말했다.
당장에 메르켈 총리의 남은 임기 수행에 위협이 되는 요소는 나타나지 않고 있지만, 향후 정국의 구도에 대해선 예측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치학자인 안드레아 롬멜레는 공영방송 ARD에 출연해 "기민당 내 노선 투쟁이 시작되고 불안정한 국면이 전개될 것"이라며 "메르켈 총리는 질서정연하게 권력 이양을 완수하는 데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lkbi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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