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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증 '조기 경보', 대사물질로 포착할 수 있다"
일본 후지타 보건위생대 연구진, 저널 '사이언티픽 리포츠'에 논문
필수 아미노산 대사물질인 안트라닐산 '생물지표'로 활용




(서울=연합뉴스) 한기천 기자 = 만성 통증과 만성 염증은 '주요 우울 장애(MDD)'의 원인 중 하나로 추정된다.
그래서 과학자들은 우울증의 생리학적 메커니즘을 이해하기 위해 오래전부터 몇몇 염증 관련 대사 경로를 연구해 왔다. 필수 아미노산인 트립토판 대사에 관여하는 키누레닌 경로(kynurenine pathway)도 그중 하나다.
이 키누레닌 경로의 주요 대사물질인 안트라닐산(anthranilic acid)이, 우울증 위험을 조기에 경고하는 '생물 지표'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혈중 안트라닐산 수위가 높으면, 우울증 유사 증후군을 앓고 있거나, 주요 우울 장애로 진행할 위험을 가졌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일본 후지타 보건위생대의 사이토 구니아키 의료공학과 교수팀은 이런 내용의 논문을 저널 '사이언티픽 리포츠(Scientific Reports)'에 발표했다.
7일(현지시간) 온라인(www.eurekalert.org)에 공개된 논문 개요 등에 따르면 트립토판 대사물질이 주요 우울 장애 증상과 연관돼 있다는 걸 시사하는 과학적 증거는 어느 정도 축적된 상태다.
예컨대 우울증이나 유사 증상을 보이는 환자는, 키누레닌 경로로 생성되는 트립토판 대사물질의 혈중 수위가 높다는 게 여러 연구에서 보고됐다.
사이토 교수팀은 한 걸음 더 나아가, 우울증 위험 환자를 조기에 찾아내는 생물지표로 키누레닌 경로의 대사물질을 이용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줬다.
연구팀은 임상 테스트에서 주요 우울 장애 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온 환자 61명을 실험군으로, 우울증 위험이 없는 정상인 51명을 대조군으로 분류한 뒤 키레누닌 경로의 여러 대사물질 농도를 측정해 비교 분석했다. 대사물질 측정에는 고압 액체 크로마토그래피 기술을 이용했다.
그랬더니 우울증 위험군의 안트라닐산 수위가 대조군보다 높았고, 특히 위험군의 여성은 트립토판 수위가 낮게 나왔다.
키누레닌 경로가 트립토판을 분해하고, 안트라닐산을 생성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 결과는, 주요 우울 장애 위험이 높은 환자에서 키누레닌 경로의 활성도가 올라간다는 기존 연구 결과를 뒷받침하는 것이라고 과학자들은 설명한다.
또한 혈장의 안트라닐산 수위가 올라갈수록 우울 장애 임상 테스트의 점수가 나빠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테스트 점수는 건강한 상태에서 우울증으로 발전하는 시점에 따라 다르게 표시된다.
아울러 구강, 턱, 얼굴 등에 만성 통증을 가진 환자 48명을 건강한 환자 42명과 비교한 결과, 만성 통증 환자의 혈장 내 안트라닐산 수위가 상대적으로 높고, 트립토판 수위가 낮다는 것도 확인했다.
이는 만성 통증으로 인한 우울증을 조기 검진하는 데도 키누레닌 경로의 안트라닐산 농도가 유용한 잣대로 쓰일 수 있다는 걸 의미한다.
사이토 교수는 "실제로 트립토판 대사물질의 수위를 모니터하면 우울증의 선제적 치료에 도움이 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cheo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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