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우주비행사 코크, 여성 최장 우주체류 기록세우고 귀환(종합)
ISS서 총 328일 지구 5천248바퀴 돌아…장기 유인 우주탐사 토대 마련
(서울·모스크바=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유철종 특파원 = 미국항공우주국(NASA) 우주비행사 크리스티나 코크가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단일 비행 임무로는 여성 최장 체류 기록을 세우고 6일 지구로 귀환했다.
코크는 이날 다른 두 명의 우주비행사와 함께 '소유스 MS-13' 우주선 귀환캡슐을 타고 오후 3시 13분(현지시간. 한국시간 오후 6시13분)께 카자흐스탄 남동부의 초원 지대에 착륙했다.
러시아 모스크바 인근에 있는 (우주)비행통제센터는 러시아의 유인우주선 '소유스 MS-13' 귀환캡슐이 카자흐스탄 스텝 지대에 성공적으로 내렸다고 밝혔다고 리아노보스티 통신 등이 전했다.
러시아 우주공사(로스코스모스) 대표 드미트리 로고진은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올린 글에서 "우주인들의 건강 상태는 좋다"고 소개했다.
소유스 MS-13 우주선은 앞서 이날 오전 11시 50분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이탈해 귀환 길에 올랐다.
이날 지구로 귀환한 코크는 지난해 3월 14일 제59원정대 우주비행사로 ISS에 처음 파견돼 61원정대까지 임무를 연장하며 여성 우주비행사로는 가장 긴 총 328일간 임무를 수행했다.
이는 미국 우주비행사를 통틀어 단일 비행 임무로는 지난 2015~2016년에 340일을 머문 스콧 켈리에 이어 두 번째로 긴 기록이기도 하다.
코크는 ISS에서 약 11개월을 머물며 지구를 5천248바퀴를 돌며 2억2천370만㎞를 비행했다. 지구에서 달까지 291차례를 왕복한 것에 맞먹는 거리다.
이 기간에 미국 여성 우주비행사 제시카 메이어와 함께 여성만의 첫 우주유영을 성공적으로 수행하는 등 총 6차례에 걸친 우주유영을 하면서 42시간 15분을 ISS 밖에서 보냈다.
또 ISS에 도착한 소유스 캡슐이나 화물선의 도킹을 지원한 것만 10건이 넘는다.
전기공학 석사 출신인 코크는 ISS에서 210여건의 각종 조사와 연구에 참여했다.
그중 우주 궤도의 극미중력 상태에서 종양이나 암 생존에 필수적인 막(膜)단백질을 결정화하는 실험을 통해 부작용 없이 막단백질을 겨냥한 암 치료법 개발의 길을 열어놓은 것이 가장 기억할만한 실험으로 꼽혔다.
무엇보다도 1년 가까이 ISS에 장기 체류하며 무중력과 고립 상태, 방사선 노출, 장기 우주비행에 따른 스트레스 등에 인체가 어떻게 적응하는지에 대한 자료들은 NASA가 달에 복귀하고 화성에 유인우주선을 보내는 등 장기 유인 우주탐사를 추진하는데 귀중한 토대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NASA는 달 복귀 계획인 아르테미스(Artemis) 프로그램을 통해 여성이 포함된 미국인 우주비행사를 2024년까지 달에 착륙시키고, 이를 발판으로 2030년대에 화성에 유인 탐사선을 보내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코크는 NASA가 지난 2013년에 모집한 우주비행사 21기 출신으로, 공학도이자 열혈 등산가로 알려져 있다.
NASA가 달에 다시 첫발을 내디딜 우주비행사 중 적어도 한 명은 여성이라고 공언하고 있어 코크를 포함한 12명의 현역 여성 우주비행사 중에서 뽑힐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특히 그가 최장 우주 체류 기록을 세우면서 단연 앞서가는 모양새가 됐다.
한편 코크와 함께 귀환한 이탈리아 출신의 유럽우주국(ESA) 소속 루카 파르미타노 사령관과 러시아 연방우주공사(로스코스모스) 소속 소유스 사령관 알렉산드르 스크보르초프는 각각 201일을 ISS에서 체류했다.
파르미타노 사령관은 이번이 두 번째 ISS 임무로 총 367일, 스크보르초프는 세 번째 임무로 총 546일의 우주체류 기록을 세웠다.
스크보르초프는 특히 사상 처음으로 우주에서 휴머노이드 로봇 '표도르'(애칭: 정식 명칭 '스카이봇 F-850')를 조종하는 시험을 했다.
이들이 귀환한 뒤 ISS에는 러시아 우주인 올렉 스크리포치카, 미국 우주인 앤드류 모건과 제시카 메이어 등이 남아 계속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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