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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서 39세 남성 첫 신종코로나 사망…'사스 기억'에 공포 떨어(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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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서 39세 남성 첫 신종코로나 사망…'사스 기억'에 공포 떨어(종합)
사스 때 홍콩서 299명 사망…홍콩 내 확진환자 발생 17명으로 늘어
필리핀 이어 중국 본토 외 두 번째 사망자…현지인으로는 처음
"中 접경 전면 봉쇄하라" 홍콩 공공의료 노조 총파업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코로나)이 중국 전역으로 급속히 확산하는 가운데 홍콩에서 신종코로나로 인한 사망자가 처음으로 발생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명보 등이 4일 보도했다.
이들 매체에 따르면 사망자는 신종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고 프린세스마가렛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던 39세 남성으로, 이날 오전 갑작스러운 심장마비로 사망했다.
이 남성은 지난달 21일 신종코로나 발원지인 중국 우한(武漢)을 방문했다가 23일 고속철을 타고 홍콩으로 돌아왔다.
이후 31일 발열 증상을 보여 퀸엘리자베스 병원에 입원한 후 신종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 환자는 잠복기에 의료 기관이나 수산물 시장을 방문한 적이 없으며, 야생동물과 접촉하지도 않았다. 생전 당뇨 증세가 있었다고 홍콩 매체는 전했다.
홍콩의 13번째 확진 환자인 이 남성은 홍콩 왐포아 지역에서 72세 어머니와 함께 살고 있었으며, 어머니도 신종코로나에 감염돼 지난 2일 15번째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 남성의 어머니는 최근 홍콩 밖으로 여행한 적이 없었다.
홍콩은 중국의 특별행정구역으로, 중국 본토 이외 지역에서 신종코로나 사망자가 나온 것은 지난 1일 필리핀에서 40대 남성이 숨진 데 이어 두 번째다.
하지만 필리핀 사망자는 우한 출신의 중국인이므로, 중국 본토 이외 지역에서 현지인이 사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때 대규모 사망자 발생의 기억을 가지고 있는 홍콩인들은 충격에 빠졌다.
2002년 말 홍콩과 접한 중국 광둥성에서 처음으로 발병한 사스는 곧바로 홍콩으로 확산해 1천750명의 홍콩인이 감염돼 299명이 사망했다.
더구나 홍콩 보건 당국은 이날 홍콩에서 64세 여성과 60세 남성이 각각 신종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아 지금껏 홍콩 내에서 발생한 확진 환자 수가 17명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이날 확진 판정을 받은 환자나 그 가족은 최근 중국 본토 여행을 한 적이 없어 '지역사회 내 감염'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전염병 전문가인 촹숙콴 박사는 "지금껏 발생한 확진 환자 중 4명은 분명한 감염원을 발견하지 못해 '지역사회 내 감염' 가능성이 있다"며 "조만간 신종코로나가 급속히 확산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날 신종코로나 사망자가 발생하면서 홍콩 의료계의 중국 접경지역 전면 봉쇄 주장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전날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은 기자회견을 열고 선전만 검문소와 홍콩, 주하이, 마카오를 잇는 강주아오 대교 등 2곳을 제외하고 중국 본토와 연결되는 모든 검문소를 폐쇄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홍콩 공공의료 노조는 중국 본토인의 홍콩 방문이 계속될 경우 신종코로나가 급속히 확산할 수 있다며 중국과의 접경을 전면적으로 봉쇄할 것을 주장하면서 이날부터 총파업에 돌입했다.
전날 3천여 명이 참여했던 부분 파업을 단행했던 공공의료 노조는 이날 파업 참여 인원을 7천여 명으로 대폭 늘렸으며, 응급실 근무 의료진 등도 파업에 동참했다.
이에 홍콩 보건 당국은 성명을 내고 공공의료 노조가 환자의 건강을 최우선으로 여겨 파업을 중단하고 업무에 복귀할 것을 촉구했다.
시민들에게는 가능하면 공공병원이 아닌 사립 병원을 이용하고, 긴급한 상황이 아닌 경우 공공병원 예약을 추후로 연기해달라고 당부했다.
ssah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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