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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바이든만 트럼프 꺾을 수 있어" vs "바이든으론 정치 못바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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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바이든만 트럼프 꺾을 수 있어" vs "바이든으론 정치 못바꿔"
아이오와 코커스 D-1…'양강' 바이든·샌더스 아이오와 공략 막판 총력
바이든 지지 수백명, 일요일 오후 슈퍼볼 관전도 마다하고 유세장 집결


(디모인[미 아이오와주]=연합뉴스) 백나리 특파원 = "우리는 조를 원한다! 우리는 조를 원한다!"
미국 전역에서 슈퍼볼 관전을 위해 시민들이 TV 앞에 모이던 2일(현지시간) 오후 5시 10분께 아이오와주 디모인의 하이어트 중학교 체육관에는 자리를 빼곡하게 채운 수백명이 함성을 지르기 시작했다.
민주당 대선주자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등장한 것이다.
참석자들은 중부시간으로 오후 5시 30분부터 시작되는 미국프로풋볼(NFL) 챔피언결정전인 슈퍼볼 관전을 포기하고 아이오와 코커스(당원대회) 하루 전날의 바이든 전 부통령 막판 유세를 택한 셈이다.
마침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경기를 즐기시라"라는 트윗을 올렸다. 바이든 전 부통령의 유세를 겨냥한 것은 아니겠지만 그만큼 미국의 시선이 슈퍼볼에 쏠려있는 시점이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참을 수 없는 나라를 만들었다며 포문을 열었다.
그는 "외국 지도자들이 미국에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느냐고 묻는다"면서 "군통수권자가 펜타곤 장성들에게 '루저'라고 부르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어 "우리는 미국을 통합할 대통령이 필요하다"며 자신이 트럼프 대통령을 대신해 분열된 미국을 치유할 적임자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그는 '트럼프'를 직접 입에 올리는 건 삼갔다. 트럼프 대통령을 맹폭하면서 대립각을 세우기보다는 자신이 통합의 아이콘임을 부각하면서 비교적 차분하게 표심에 호소하는 모습이었다.

지지자들은 이번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꺾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면서 민주당의 대선주자 가운데 바이든 전 부통령만 트럼프 대통령을 상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현장에서 만난 로리라는 이름의 여성은 "바이든은 트럼프를 이길 수 있는 유일한 후보"라면서 "나는 버니 샌더스도 좋아하지만 그는 너무 급진적이다. 피트 부티지지(전 사우스벤드 시장)도 좋아하지만 이 나라엔 아직 동성애 혐오가 있다. 이번에는 바이든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내일 코커스 참여자가 엄청나게 많을 것"이라며 "아주 중요한 선거다. 미국이 (트럼프 때문에) 세계에 망신을 당하고 있고 이를 바꿔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
20대 남성 저스틴 토스는 "나는 풋볼을 정말 좋아하지만 바이든을 위해서 오늘 여기에 왔다"면서 "바이든을 위해서라면 슈퍼볼을 포기할 가치가 있다"고 했다.
그는 이어 "아예 포기한 것은 아니다. (유세가) 끝나자마자 집에 가서 슈퍼볼을 볼 생각"이라고 웃었다.
흑인인 피터는 "트럼프는 인종차별주의자"라며 "바이든이 미국을 통합시킬 후보이고 그가 유일하다"라고 힘줘 말했다.

1차로 지지하는 후보는 따로 있지만 지지율 15%의 규정을 맞추지 못할 경우 당선 가능성을 고려해 바이든 전 부통령을 지지하겠다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아이오와 코 커스의 규정상 1차 지지 후보의 지지율이 15%가 안되면 다른 후보를 택해야 한다.
커트 그렛(55)은 "1차로 에이미 클로버샤 상원의원을 찍을 것이고 클로버샤가 15%를 확보하지 못하면 바이든을 찍으려 한다"고 했다.
그는 "나는 샌더스도 좋아한다. 그의 (건보정책) '메디케어포올'은 아주 좋은 생각이다. 하지만 돈이 너무 많이 든다. 지금은 때가 아닌 것이다. 공립대 학자금 무료 공약도 마찬가지다. 트럼프에게 추격당할 사안들이고 결국 트럼프를 이기지 못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35세 남성 재커리도 "부티지지 전 시장을 1차로 택하겠지만 15%를 넘길 가능성은 잘 모르겠다"면서 "15%가 안되면 당선 가능성이 큰 바이든 전 부통령을 찍으려 한다"고 말했다.

바이든 전 부통령과 양강 구도를 구축한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도 이날 아이오와주 시더래피즈에서의 유세와 디모인에서의 슈퍼볼 관전 행사 참석 등을 통해 막판 총력전을 벌였다.
샌더스 의원은 시더래피즈 유세에서 "중요한 것은 우리가 늘 거짓말을 하는 대통령의 행정부를, 인종차별주의자이고 성차별주의자이며 동성애혐오자인 대통령의 행정부를 이어갈 것이냐는 것"이라며 "백악관에 있어야 할 사람이 아니라는 걸 우리 모두 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우리의 캠페인에는 두 가지 근본적 현안이 있다. 첫 번째는 이 나라 역사상 가장 위험한 대통령인 트럼프를 패배시키는 것이다. 그러나 트럼프를 패배시키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 미국 사회에 근본적인 개혁을 가져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샌더스 의원은 "11월(대선)에 트럼프를 패배시키는 유일한 방법은 유권자들이 기록적으로 표를 행사하는 것"이라며 경선 참여를 독려하기도 했다. 아이오와 코커스 참여율이 높을수록 대세론의 바이든 전 부통령보다 샌더스 의원에게 유리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샌더스 지지자들은 평생 진보적 입장을 고수해온 샌더스 의원이야말로 트럼프 대통령을 꺾고 정치혁명을 이뤄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샌더스 의원에게 붙은 '급진주의자'라는 꼬리표가 억울하다는 모습이었다.
19세로 올해 첫 코커스에 참여하게 돼 어머니와 함께 가려고 한다는 니나 서로는 "샌더스가 극단적이라고 하는데 지금 정치 시스템이 더 극단적이지 않나? 왜 샌더스에게 급진주의자라는 꼬리표를 붙이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그는 "샌더스야말로 정치혁명을 이뤄낼 수 있는 유일한 후보"라면서 "바이든이 트럼프를 꺾을 수 있을지 몰라도 정치혁명을 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30대 남성 샘 배럭도 "이제는 정말로 변화가 필요한 때다. 트럼프 때문에 너무 많은 것을 겪지 않았나. 샌더스가 트럼프를 이길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했다.
코커스는 당원들이 직접 나와 지지후보에게 표를 행사하는 직접 민주주의식 제도로 3일 미국에서 대선 경선을 처음 치르는 아이오와주가 이 방식을 따른다. 그러나 아이오와에서도 공화당은 비밀투표 방식으로 코커스를 치르며 특히 올해는 재선에 나선 트럼프 대통령의 후보 추대가 기정사실화돼 있어 민주당 코커스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nari@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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