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뉴델리에 '6·25전쟁 참전 기념' 우호공원 첫 조성
파병국·의료지원국 21개국 중 인도에만 기념물 없어
이르면 2∼3월 완공…타고르 '동방의 등불'도 게시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한국전쟁 발발 70주년을 맞는 올해 인도 수도 뉴델리에 '6·25전쟁 참전 기념' 한-인도 우호공원이 처음으로 조성된다.
31일 주인도한국대사관 등에 따르면 현재 뉴델리에 5에이커(약 2만㎡) 규모의 공원 부지가 이런 용도로 조성되고 있다.
인도는 6·25전쟁 기간에 군 병력 대신 의료지원부대를 한국에 파견했다. 1950년 11월부터 1954년 4월까지 제60공정 야전병원 소속 군병력 627명(연인원 기준)이 전선을 누볐고 이 가운데 두 명이 전사했다.
이 부대의 대구 분견대는 민간인 외래환자 치료를 위한 진료소를 개소하기도 했다. 대구 분견대를 포함한 인도 의료 인력은 의료 인프라가 무너진 당시 상황에서 2천300여회의 수술을 진행했고 환자 2만여명을 치료했다.
인도는 정전 후에는 1953년 9월부터 1954년 4월까지 포로감시여단(연인원 6천여명)을 다시 파견, 공산군 포로 감시와 송환 활동을 했다.
이처럼 한국전쟁과 깊은 인연을 맺고 있는 인도지만 그간 현지에는 6·25전쟁 참전 관련 기념물이 마련되지 못했다. 한국전쟁 파병국 16개국과 의료지원국 5개국 중에서 자국에 이 같은 기념물이 없는 나라는 인도가 유일했다.
그러다가 지난해 중반부터 관련 기념공원 조성 작업이 본격화됐고 이르면 2∼3월께 완공될 예정이다.
인도 국방부는 뉴델리 서남부에 있던 티마이야 공원을 우호공원으로 재조성하는 방식으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기존 공원은 정전협정 당시 유엔(UN) 포로 송환위원회 의장이었던 티마이야 장군을 기념하기 위해 조성된 상태였다.
우호공원에는 양국의 우호를 상징하는 '악수 조형물'이 들어선다. 공원 정문은 한국 전통양식으로 꾸며진다.
공원 내 핵심 기념 공간에는 5개의 기념 벽도 조성된다.
이 벽에는 한국전쟁 당시 인도의 역할, 제60공정 야전병원 관련 정보, '시성'(詩聖) 타고르가 한국을 위해 쓴 시 '동방의 등불' 등이 담기게 된다.
아울러 티마이야 장군의 전신 동상도 설치된다.
신봉길 주인도대사는 "한국전쟁 관련 사안에 중립적 입장을 가졌던 인도가 최근 사실상의 한국전 참전 기념 공원이라고 할 수 있는 '한-인도 우호공원'을 조성하기로 한 점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신 대사는 "이는 한국 정부의 신남방정책과 양국 정상 간 각별한 우의를 배경으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정부가 보여준 한국에 대한 관심의 산물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cool@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