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민주 경선 앞두고 대선풍향계 아이오와 선제출격 '맞불'(종합)
아이오와주 유세서 민주당 비난하면서도 "지금은 행복한 시기" 자신감 표출
미시간주 들러 'USMCA 세일즈'…"자동차 노동자가 승자" 러스트벨트 표심 구애
(워싱턴·서울=연합뉴스) 송수경 특파원 이영섭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미시간과 아이오와주에 잇따라 출격했다.
아이오와는 내달 3일 대선 경선 레이스의 첫 테이프를 끊는 곳이고, 러스트벨트(쇠락한 제조업 지대)로 꼽히는 미시간은 오는 11월 대선에서 승부를 좌우할 대표적인 스윙 스테이트(경합주) 중 하나이다.
상징성이 큰 두 지역을 하루에 릴레이 방문함으로써 그만큼 재선 승리의 의지를 다지는 차원인 것으로 보인다.
특히 경선을 나흘 앞두고 대선 풍향계로 불리는 이곳을 선제적으로 공략하는 것으로 민주당 대선주자들에 맞불을 놓은 셈이다.
공화당도 같은 날 아이오와에서 코커스를 열지만 도전장을 던진 빌 웰드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와 조 월시 전 하원의원의 존재감이 미미한 탓에 경선 자체가 사실상 큰 의미가 없는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저녁 아이오와의 주도 디모인에서 열린 '미국을 계속 위대하게' 집회에서 자신의 탄핵소추안을 통과시킨 민주당 하원의원들을 비난하면서도 "탄핵이 가볍게 다뤄지고 있기 때문에" 공화당으로서는 지금이 "행복한 시기"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민주당 하원의원들에 대해 "그들은 당신의 표를 무효로 만들고, 우리의 민주주의를 독살하고, 정부 체제를 전복시키고 싶어한다"고 쏘아붙였다
이어 현재 상원에서 탄핵소위원단을 이끄는 애덤 시프 하원 정보위원장을 "아픈 강아지"라 부르며 노골적으로 비난하고,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에 대해선 탄핵에 집중하느라 지역구의 문제를 무시하고 있다고 '저격'했다.
그는 또 "그들은 조국을 사랑하지 않는다. 내가 장담한다"며 "(공화당이) 하원을 되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동시에 그는 상원에서 진행 중인 탄핵 심판에 대해 걱정하지 않는다며 "공화당이 우리를 매우 공정하게 대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빌 클린턴, 리처드 닉슨, 앤드루 존슨 등 전 대통령들이 과거에 탄핵 절차를 밟았을 당시는 "어두운 시기"였지만 현재는 "행복한 시기"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골수 지지자 일부는 집회가 열린 드레이크 대학 앞에 하루 전부터 장사진을 이뤘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통신은 '트럼프, 민주당 도전자들의 판을 엎을 목적으로 아이오와로 급히 달려간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아이오와 현장 행보를 놓고 트럼프 대통령 대항마를 뽑는 경선 레이스의 첫 순서를 앞두고 열기가 달아오르는 민주당에 쏠린 이목을 뺏어오기 위한 포석이라고 보도했다.
현재 일부 여론조사 결과, 진보 성향의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이 아이오와 민주당 경선에서 1위로 치고 올라오며 '대세론' 굳히기를 시도해온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을 위협하는 것으로 나타나는 등 대혼전의 판세가 펼쳐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이오와를 찾기에 앞서 미시간주 워런의 데이나 자동차부품회사에 들러 USMCA 체결을 기념하는 연설을 통해 "우리는 마술 지팡이를 발견했다"며 "나는 약속을 지켰다. 다른 나라들이 우리를 뜯어먹었지만 이제 우리를 뜯어먹지 못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고 풀 기자단이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낙농업과 자동차 산업 노동자들이 '큰 승자'라며 "우리는 최소 8만명 이상의 신규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USMCA가 끔찍하고 불공평한 사각지대들을 끝냈다"고 자화자찬을 이어갔다.
탄핵에 대해서는 "나라에 대한 수치"라고 거듭 비난했다.
hanks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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