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계 캐나다인들 "신종코로나로 차별·기피 말라" 호소
(밴쿠버=연합뉴스) 조재용 통신원 = 캐나다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인 '우한 폐렴' 확진 환자들이 나온 가운데 중국계 캐나다인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차별이나 기피를 하지 말아 달라고 호소했다.
토론토의 중국계 캐나다인 단체인 '사회정의를 위한 캐나다 중국인 전국위원회'는 29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열어 우한 폐렴 사태로 인종 차별과 중국 혐오가 일고 있다고 밝혔다고 CBC 방송이 전했다.
위원회의 에이미 고 대표는 "부적절하고 부당한 낙인찍기가 없도록 각별한 노력이 필요하다"며 "코로나바이러스 때문에 우리는 차별받고 손가락질당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회견에는 존 토리 토론토 시장과 에일린 드빌라 의무관이 함께 참석, 시민들에게 각성과 절제를 당부했다.
우한 폐렴 발병 이후 토론토에서는 지역 교육위원회에 중국을 방문한 가족의 학생이 등교하지 않도록 통제해 달라는 청원이 제기돼 학부모 9천여명이 서명하고 시내 차이나타운 업체의 고객이 갑자기 끊기는 등 반(反)중국 정서가 확산하고 있다.
토리 시장은 중국계 시민들에 대해 기피 조치나 격리 방역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 퍼지고 있어 우려된다며 "이런 생각은 잘못된 것으로 보건 전문가들의 견해와도 전적으로 배치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 시기에 우리는 언제나 그랬듯이 그들과 함께 있을 것이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말했다.
드빌라 의무관은 "부정확한 정보와 가짜 정보가 계속 유포되고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며 "이 때문에 우리 주민 사회에 불필요한 낙인이 생기고 있다"라고 우려했다.
한 시의원은 2003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사태 당시 중국계 캐나다인에 대한 차별이 있었다면서 "토론토에서 같은 역사가 반복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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