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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시장 선거 '노심초사' 마크롱, 여권단일화 결국 실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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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시장 선거 '노심초사' 마크롱, 여권단일화 결국 실패
수학자 출신 빌라니, 여당공천 반발해 무소속 출마 선언…이달고 現시장 크게 유리
마크롱 직접 출마포기 종용, 빌라니 "정치공학 반대"…여당, 출당시키기로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오는 3월 파리시장 선거에 집권당에서 후보 두 명이 동시에 출사표를 내자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지지율이 낮은 후보를 불러 출마 포기를 종용했지만 실패했다.
프랑스 집권당은 결국 스타 수학자 출신 후보를 당에서 퇴출하기로 했다.
이 후보는 무소속으로 출마한다는 입장이라 현재 지지율 1위인 안 이달고 파리시장에 크게 유리한 국면이 조성됐다.
프랑스의 집권당 레퓌블리크앙마르슈(LREM·전진하는 공화국)의 스타니슬라스 게리니 대표는 27일(현지시간) 라디오클라시크방송에 나와 차기 파리시장에 도전한 세드릭 빌라니 하원의원에 대해 "그는 대통령과의 결별 의사를 드러내왔다"면서 "본인 의사가 명백하므로 29일 당 지도부에 그의 출당을 공식요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빌라니는 2017년 마크롱 대통령이 대권을 잡은 뒤 한 달 뒤 치러진 총선을 위해 여당이 영입해 하원의원에 당선된 인물이다.
2010년 수학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필즈 메달'을 수상한 유명 수학자인 그는 독특한 패션 스타일과 파격적 행보로 괴짜 의원으로 불린다.
LREM이 빌라니를 출당하기로 한 것은 그의 파리시장 도전이 당이 공천한 벤자맹 그리보 전(前) 정부대변인(장관급)의 표를 잠식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여론조사에서는 집권당 지지세력의 표가 분산되고 이로 인해 이달고 현 파리시장이 반사이익을 보고 있다.
여론조사업체 오독사가 전날 발표한 조사 결과 이달고 시장의 지지율(1차투표 기준)은 23%로, 여당의 그리보(16%), 빌라니(10%)를 크게 앞서고 있다.
마크롱은 이번에 파리시장을 여당이 가져오는 것이 2022년 대선 재선의 발판으로 보고 지방선거 승리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빌라니 때문에 파리시장을 사회당의 이달고에게 다시 주게 될 것이라는 위기의식이 여당에서 팽배하다.
당초 LREM은 마크롱 대통령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그리보 전 장관을 작년 7월 파리시장 후보로 공천했는데, 같은 LREM 소속인 빌라니 의원이 이에 반발해 독자적으로 출마를 선언해 버렸다.
이후 당 지도부는 빌라니를 상대로 출마 의사 철회를 종용했고 빌라니는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

급기야 마크롱 대통령은 일요일인 26일 직접 빌라니를 자신의 관저인 엘리제궁으로 불러 출마를 접고 당이 공천한 그리보를 도와달라고 부탁했지만, 그의 의지를 꺾지는 못했다.
빌라니는 오히려 면담을 마친 뒤 엘리제궁 앞의 기자들에게 "오늘 나는 중대한 결별을 한다. 정치공학과 나를 키워준 도시에 대한 헌신 사이에서, 나는 무소속 출마를 통해 파리시민들에게 충성하는 것을 택한다"고 선언했다.
이에 대해 마크롱의 측근들과 여당 지도부가 대노한 것으로 전해졌다.
엘리제궁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빌라니가 출마를 포기할 거라고 예상하지는 않았지만 그렇게 감정적인 선언을 할 줄은 다들 몰랐다. 이는 대통령에 대한 중대한 모욕"이라고 말했다고 일간 르 몽드가 전했다.
프랑스 지방선거는 오는 3월 15일 1차 투표가 진행된다. 1차에서 과반을 득표한 후보가 나오지 않으면 1·2위 득표자가 결선투표에서 승부를 가린다.
yongla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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