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성장률, 정부 부양책으로 '선방'…경기 완만 회복 기대"
증권업계 분석…"올해 성장률 2.1~2.3% 예상"
(서울=연합뉴스) 박진형 기자 = 작년 경제성장률이 2.0%를 기록한 데 대해 증권업계는 "정부의 경기부양 정책으로 2% 성장률을 지켜냈다"며 "경기가 바닥을 치고 완만한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국은행이 22일 발표한 작년 실질 국내총생산(GDP) 속보치는 전년보다 2.0% 증가했고 4분기 성장률은 전기 대비 1.2%를 나타냈다.
당초 연합인포맥스가 집계한 시장 전망치(컨센서스)는 연간 성장률 1.89%, 4분기 성장률 0.73%였으나 실제 수치는 이를 모두 뛰어넘었다.
이처럼 경제성장률이 예상보다 '선방'한 것은 정부의 강력한 재정 등 경기부양 정책이 성장률 하락을 막은 가운데 민간 부문도 바닥을 치고 개선되기 시작했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박상현·이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4분기 성장 기여도를 보면 민간 부문 기여도는 0.2%포인트로 3분기와 동일했지만, 정부 부문 기여도는 3분기 0.2%포인트에서 4분기 1.0%로 대폭 높아졌다"며 "사실상 정부 정책 효과로 4분기 성장률이 호조를 보인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2018년 2분기 이후 6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보였던 민간투자 성장 기여도가 4분기에 0.5%포인트로 플러스 전환하는 등 민간 부문도 개선 조짐을 보였다고 이들은 강조했다.
하건형·김찬희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4분기 수출이 전기보다 0.1% 감소했지만, 정부소비·민간소비·고정자산투자가 모두 개선되며 내수의 성장기여도가 1.3%포인트로 플러스를 회복했다"며 "통화완화 및 재정정책 조합으로 예상보다 강한 내수 회복세가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영화 교보증권 연구원은 "민간소비·정부소비 증가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부진했던 건설투자가 전기보다 6.3% 증가하며 대폭 개선됐다"며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6개월 유예에 따른 재건축 분양 증가 및 공공 토목공사 확대 등에 의해 건설투자가 회복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김진명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4분기 민간 부문의 개선 추세가 시장 예상을 넘어섰다"며 "여전히 공공 부문이 성장을 주도했으나, 민간 부문의 회복이 가시화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들은 따라서 올해 한국 경제는 완만한 성장 회복 추세에 접어들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신한금융투자는 "미중 1단계 무역 합의 등 정책 환경 개선 조짐 속에 시차를 두고 수출이 개선될 것"이라며 "여기에 계속되는 통화완화·재정확장 정책으로 생산활동이 회복하면서 올해 성장률은 2% 초·중반대로 반등이 기대된다"고 관측했다.
하이투자증권은 "민간의 성장 동력이 아직 미약한 것이 사실이지만, 국내 경기는 하강 사이클을 마무리하고 본격적인 반등 국면에 접어든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또 "무엇보다 반도체 등을 중심으로 설비투자 회복이 1분기부터 본격화하고 수출의 성장 기여도도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며 "올해 성장률 전망치 2.3%를 유지하며, 1분기 성장률이 예상 밖으로 양호할 경우 연간 성장률 전망치가 소폭 상향 조정될 가능성도 커졌다"고 덧붙였다.
안영진 SK증권 연구원은 "한국 경제는 잠재성장률 부진 등 큰 틀에서 여전히 좋은 점수를 받기는 어렵지만, 순환적인 회복 기대까지 폄하될 필요는 없다"며 "올해 성장률은 2.2~2.3%로 작년보다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이에 비해 전규연·나중혁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국내 경기는 다소 완만한 회복 가능성이 커지고 있지만, 아직 확연한 민간 부문 회복세가 나타나지 않았다"며 "올해 성장률은 기존 전망대로 연평균 2.1% 안팎을 예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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