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홍길 드론, 네팔 눈사태 현장 1차 수색서 '열 감지 실패'
"생존 가능성 희박"…2, 3차 드론 정밀 수색 예정
(포카라[네팔]=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산악인 엄홍길 대장이 이끄는 드론 수색팀이 21일 네팔 안나푸르나 눈사태 사고 현장에서 1차 수색에 나섰으나 눈 속에서 열을 감지해 내는 데 실패했다.
이날 활용된 드론은 열 감지 카메라와 줌 기능이 있는 카메라를 장착, 눈 속 4m 깊이까지 사람의 체온 같은 적외선을 감지해 낼 수 있다.
실종 5일째인 21일 수색에서 이처럼 열 감지에 성공하지 못함에 따라 실종자들의 생존 가능성은 갈수록 희박해지는 상황을 맞게 됐다고 전문가들은 말했다.
네팔 구조팀의 앙 타시 셰르파는 AFP통신에 "사고 후 너무 많은 날이 지났다"며 "실종자에 대한 생존 희망을 갖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엄 대장은 이날 수색을 위해 KT의 드론 장비를 동원했다.
그는 지난 20일 헬리콥터를 타고 마차푸차레 베이스캠프(해발 3천700m)에 있는 KT 산악구조센터에 가서 드론 등 수색 장비를 포카라로 가져왔다.
엄 대장은 수색 장비 점검 후 다음날 사고 현장에서 처음으로 드론 2대를 띄워 수색에 참여한 것이다.
엄 대장은 22일과 23일에도 사고 현장에 가서 정밀 수색에 나설 예정이다.
KT 관계자는 "21일에는 매몰 추정 지역 위주로 수색했는데 열 감지된 게 없었다"며 "22일과 23일에는 드론의 고도를 조금 더 낮추고 지역도 확대해 수색을 벌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매몰 추정 지역에는 네팔 구조팀이 빨간색 물품으로 네 군데 이상 표시를 해뒀다.
이 구조팀은 금속탐지 장비를 동원해 신호를 감지한 두 곳과 함께 육안으로 매몰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 지점 두 곳 이상에 추가로 표시를 남겼다.
박영식 주네팔대사는 21일 브리핑에서 "오늘 수색까지 기존 두 곳 외에 금속탐지 장비가 추가로 감지한 곳은 없는 상태"라고 밝혔다.
KT의 드론은 21일 열 감지 외에도 원거리와 정밀 거리 촬영을 동시에 진행했다.
원거리 촬영 영상을 살펴보면 사고 당시 눈사태가 얼마나 심했는지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다.
이번 사고는 산과 계곡 사이로 구불구불 이어지는 좁은 길에서 발생했다.
이로 인해 산에서 쏟아진 엄청난 양의 눈과 얼음이 길을 넘어 그대로 계곡으로 밀고 내려갔다.
이에 길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고 계곡의 상당 부분이 어마어마한 눈과 얼음으로 채워져 공중에서 보면 평지처럼 보일 정도가 됐다.
아르준 포우델 한국-네팔 트레킹 관광협회 사무총장은 "계곡의 깊이는 50∼100m가량"이라고 밝혔다.
KT 관계자는 "현장 영상을 살펴보니 1차 눈사태에 이어 2차로 그 위로 다시 큰 눈사태가 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21일 수색 도중에도 인근에서 '꽝' '꽝'하고 눈사태 나는 소리가 계속 들렸다"고 전했다.
충남교육청 소속 교사 4명은 지난 17일 오전 안나푸르나 데우랄리 산장에서 하산하던 중 네팔인 가이드 2명과 함께 눈사태에 휩쓸려 실종됐다. 다른 그룹 소속 네팔인 가이드 1명도 함께 실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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