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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볼로냐서 '반극우' 정어리운동 수만명 대규모 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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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볼로냐서 '반극우' 정어리운동 수만명 대규모 집회
'반극우' 불지핀 정어리운동 두달만에 볼로냐로
에밀리아-로마냐 지방선거 한주 앞두고 열려…4만명 운집 추산




(로마=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이탈리아 연립정부의 운명을 가를 에밀리아-로마냐주(州) 지방선거를 일주일 앞두고 '반(反)극우 풀뿌리 시민운동'의 발상지인 주도 볼로냐에서 또 한 번 대규모 집회가 열렸다.
20일(현지시간) 현지 언론에 따르면 19일 밤 볼로냐 시내 오토 아고스토 광장에서 극우주의 반대를 표방한 대규모 '정어리 집회'가 진행됐다.
이날 집회는 참가자들의 자유로운 대중 연설과 노래가 어우러져 마치 콘서트를 방불케 했다. 주최 측은 집회에 최대 약 4만명이 운집한 것으로 추산했다.
참가자들은 전국적으로 세를 뻗치고 있는 극우 정당 동맹의 마테오 살비니를 겨냥해 분열과 증오의 정치를 당장 그만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집회에 동참한 크리스티나 카무라니(60)는 "살비니는 사람들의 두려움을 악용하면서 이민자와 외국인에게 등을 돌리게 만든다"며 "우리는 그가 선거에서 이기도록 내버려 두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행사는 26일 예정된 에밀리아-로마냐 지방선거를 한 주 앞두고 진행된 마지막 주말 집회라는 점에서 이목을 끌었다.
인구 기준으로 이탈리아 20개 주 가운데 네 번째로 큰 에밀리아-로마냐는 1948년 이탈리아 공화정 수립 이래 줄곧 진보 세력이 우위를 보인 지역이다. 현지 언론은 이곳을 '진보의 요새'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하지만 전국 지지율 1위를 달리는 동맹을 중심으로 한 우파 세력이 장기 불황에 따른 좌절감, 과거의 영광에 대한 향수, 반이민 정서 등을 등에 업고 지지율을 끌어올리며 진보 세력을 위협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이달 11일 공개된 선거 전 마지막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연정의 한 축인 중도좌파 정당 민주당 소속의 현직 주지사와 동맹 소속의 우파연합 단일 후보가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울 정도의 접전을 벌이고 있다.
차기 집권을 노리는 살비니는 최근 에밀리아-로마냐 지방선거에서 승리하면 주세페 콘테 총리에게 총리관저를 떠나라고 얘기할 것이라며 기세를 올리기도 했다.



현지에선 이번 선거에서 동맹이 승리할 경우 작년 9월 출범한 반체제 정당 오성운동과 민주당 간 연정의 토대가 급속히 약화하며 결국 붕괴 수순을 밟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내부 분열과 우파 연합의 맹공으로 절체절명의 위기에 놓인 연정으로선 반드시 이겨야 하는 선거다.
정어리 집회는 볼로냐 출신 30대 남성 4명이 페이스북 등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극우 정치와 살비니에 저항하는 집회를 제안한 게 시초다.
작년 10월 말 또 하나의 좌파 성지로 불리는 중부 움브리아주 지방선거에서 동맹이 압승한 직후다.
정당·시민단체의 관여나 지원을 일체 배제한, 순수 민초들의 자율적인 정치 운동을 표방하는 이 집회는 지난해 11월 14일 1만4천여명이 모인 볼로냐 첫 집회를 시작으로 밀리노, 토리노, 로마 등 이탈리아 전역으로 확산했다.



작년 12월 로마 집회에선 무려 10만명이 모여 현지 정계에 신선한 충격을 던졌다.
정어리는 집회 참가자들이 자신들을 일컫는 단어다. 수백만마리가 떼를 지어 이동하며 자신보다 몸집이 큰 어류에 대항하는 정어리처럼 미약한 시민들이 하나로 뭉쳐 거대한 변화를 이뤄내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정어리는 집회의 상징이 됐고 현지 언론과 외신들도 이를 '정어리 집회'라고 명명했다.
현지 언론들은 두 달째 지속한 정어리 집회가 에밀리아-로마냐 지방선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그 결과에 따라 정치 구도가 어떻게 바뀔지 주목하는 분위기다.
일각에선 우파연합이 끝내 선거에서 이기면 정치 정당화 과정을 거쳐 좌파 정치 세력의 대안으로 부상할 가능성도 있다고 점친다.
luch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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