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정교회 신자 210만명, 혹한 속 얼음물에 '풍덩'
주현절을 기념하고 죄를 용서받기 위해 행사는 종교활동
(블라디보스토크=연합뉴스) 김형우 특파원 = 러시아 정교회의 전통인 주현절(主顯節·공현대축일) 목욕 축제가 19일(현지시간) 러시아 곳곳에서 대대적으로 치러졌다고 리아노보스티 통신 등이 보도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주현절이란 예수가 30번째 생일에 요르단강에서 세례자 요한으로부터 세례를 받고 대중 앞에 나타나 하나님의 아들로 공증받았음을 기념하는 정교회 행사다.
러시아 국민들의 정신적 지주 역할을 하고 있는 정교회는 부활절과 크리스마스와 더불어 주현절을 기념한다.
개신교나 가톨릭의 주현절이 1월 6일인데 반해 정교회는 매해 13일 늦은 1월 19일을 주현절로 기념하고 있다.
이는 정교회가 세계적으로 널리 이용되는 그레고리력(교황 그레고리 13세가 제정)이 아닌 율리우스력(로마 황제 율리우스가 제정)을 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러시아의 크리스마스도 12월 25일이 아닌 1월 7일이다.
주현절이 다가오면 정교회 신자들은 집 근처의 강이나 호수, 저수지, 바다 등에 목욕터를 만든다.
목욕터는 예수가 세례를 받은 요르단강의 이름을 따 요르단으로 불린다.
영하권을 맴도는 강추위 탓에 요르단 주변이 보통 꽁꽁 얼어붙은 상태에서 행사는 진행된다.
신자들은 최소한의 옷만 걸치고 차디찬 얼음물에 몸을 담근 뒤 성호를 긋는다.
이를 세 차례 반복한 뒤 요르단에서 빠져나온다.
신자들은 이런 의식을 통해 자신의 죄를 용서받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강추위를 무릅쓰고 얼음물 속으로 들어간다.
올해 러시아의 수도 모스크바와 극동의 중심지인 블라디보스토크에는 각각 46개와 5개의 요르단이 개설됐다.
리아노보스티는 모스크바에서만 수만 명의 신자가 행사에 참여했다고 보도했다.
각 지역 정부는 개설된 요르단 인근에 의료진과 구조요원을 배치, 심장마비 등과 같은 비상사태에 대비했다.
이리나 볼크 러시아 내무부 대변인은 19일 성명을 통해 "약 210만명이 주현절을 기념하기 위해 8천700개 이상의 종교 활동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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