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단 정보사 요원들, 퇴직금 불만에 반란…"5명 사망"(종합)
민간인 사망자도 나와…하르툼 공항 한때 폐쇄
(서울·카이로=연합뉴스) 현윤경 기자 노재현 특파원 = 아프리카 동북부에 위치한 수단에서 퇴직금에 불만을 품은 정보사 요원들이 14일(현지시간) 무장 반란을 일으켰고 군인의 진압 과정에서 5명이 사망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수단 보안군 관계자는 과도 정부의 구조조정 계획에 저항하는 일부 정보요원이 이날 수도 하르툼과 서부 도시 오베이드의 거리에서 총기를 발사하는 등 소란을 피웠으나, 수시간 만에 진압됐다고 밝혔다.
파이잘 모하메드 살레 수단 과도정부 대변인은 "국가정보안보원(NISS) 소속 일부 요원들이 하르툼의 일부 지역의 거리를 점거한 채 바리케이드를 치고, 공중에 발포하는 등 반란을 일으켰다"며 "이들은 퇴직금에 불만을 품은 사람들"이라고 설명했다.
반란이 일어나자 수단군과 신속지원군(RSF) 병력이 현장에 출동해 반란을 진압하는 데 성공했다고 군 관계자는 말했다. 이들은 반란에 가담한 정보요원들에 대한 설득전을 병행한 것으로 전해진 가운데 탱크도 NISS 건물 주변에 배치됐다.
이 사건 여파로 하르툼 공항이 수시간 동안 폐쇄됐다가 15일 다시 문을 열었다.
수단군 중장 오스만 무함마드 알-하산은 15일 정보사 요원들의 반란과 관련, "우리는 군인 2명을 잃었다"며 "장교 2명을 포함해 다른 4명은 다쳤다"고 밝혔다.
또 AFP는 수단 야권과 가까운 의사들을 인용해 NISS 건물 근처에 있던 민간인 일가족 3명이 총탄을 맞아 사망했다고 전했다.
다른 10대 1명은 다친 것으로 알려졌다.
RSF를 이끄는 모하메드 함단 다글로 장군은 이번 반란의 배후로 살레 고시를 지목했다.
그는 작년 4월 민중 봉기 등의 여파로 축출된 오마르 알-바시르 정권의 핵심 인물로, 바시르 퇴진 직후에 사임했다.
한편, 이번 사건은 30년 철권통치를 휘두른 바시르 퇴진 이후에도 여전히 불안한 수단의 상황을 잘 보여준다고 AP통신은 진단했다.
앞서 수단 군부와 야권은 작년 8월 문민정부 수립을 목표로 한 권력이양 협정에 서명, 3년 내로 총선을 치르기로 하고 군부와 민간이 결합한 과도정부를 출범시켰다.
저명한 경제학자 출신의 압달라 함독 총리가 이끄는 과도정부는 피폐한 경제를 살리기 위해 군경 구조조정 등을 통해 막대한 군비 지출 삭감을 추진하고 있으나, 조직적인 저항이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함독 총리는 취임 직후인 지난 8월 전체 국가 예산의 70∼80%에 달하는 국방 예산을 20% 이하로 줄이고, 나머지를 경제 발전에 할당하겠다는 구상을 공개한 바 있다.
수단은 1993년 알카에다 등 테러단체를 지원했다는 이유로 미국 정부의 테러지원국 명단에 오른 뒤 외국인 투자 유치, 금융거래 등에서 제약을 받고 있으며, 최근에는 외화 부족, 물가 급등 등으로 심각한 경제난을 겪고 있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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