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재무부, 외국인 투자심사 강화 규칙 발표
미 기업 소수지분 거래도 심의…반도체·바이오 등 분야 심사 강화
(서울=연합뉴스) 이영섭 기자 = 미국 정부가 13일(현지시간) 외국인 투자 심사를 강화하는 조처를 최종 발표했다.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미 재무부는 이날 산하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의 외국인 투자 검열 수위를 높이는 내용의 행정 규칙을 발표했다.
내달 13일부터 시행되는 이번 규칙은 2018년 미 의회가 초당적으로 가결한 외국인투자위험조사현대화법(FIRRMA)을 강화한 것이다.
이에 따라 이제부터 CFIUS는 외국인이 미국 기업의 소수 지분을 얻는 거래 내용도 심의할 권한을 갖게 된다. 이전까지는 외국인의 비지배지분 거래는 심의 대상이 아니었다.
CFIUS는 또한 반도체, 바이오 등 중대기술, 통신 등 기반시설, 민감한 개인정보 등과 연루된 미국 기업에 관한 외국인 거래 검열도 강화한다. 일례로 이런 기업에 대한 외국 정부 지분을 크게 높이는 거래는 의무적으로 당국의 검토를 받게 된다.
새 규칙에 따라 특히 공항, 바다 항구, 군 시설을 비롯한 부동산 거래 심사도 더 엄격해진다.
다만 미국의 핵심 동맹국인 호주, 캐나다, 영국 투자자들은 심사를 면제받는다. 한 재무부 고위 당국자에 따르면 심사 면제 대상국은 추후에 늘어날 수도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은 이날 성명을 통해 "이 규제는 미국의 안보를 강화하고 투자 심사 과정을 현대화한다"고 평가했다.
이어 "규제는 미국 기업과 노동자들에 대한 투자를 촉진하고 거래를 더 투명하고 명확하게 해 우리의 개방 투자 정책에 부합한다"고 말했다.
이번 조처는 근래 미국에서 중국 자본 유입에 따른 기술 유출과 안보 위협 우려가 커진 와중에 나온 것이다.
블룸버그통신은 "굉장히 더 많은 거래가 미국 정부로부터 퇴짜받을 가능성이 생겼다"고 전망했다.
young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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