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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비아 내전 당사자들, 모스크바서 휴전협정 서명 실패(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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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비아 내전 당사자들, 모스크바서 휴전협정 서명 실패(종합)
동부 군벌 LNA, 추가 협상 없이 돌연 귀국…일부 교전 재개 속 "승리 준비" 성명도



(모스크바·서울=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현혜란 기자 = 리비아 내전 당사자들이 러시아와 터키의 중재 아래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휴전 협상을 벌였으나 서명에는 이르지 못했다.
동부 반군인 리비아국민군(LNA) 대표단은 13일(현지시간) 모스크바 외무부 영빈관에서 리비아통합정부(GNA) 대표단과 6시간 이상 협상을 벌였으나, 뚜렷한 결론을 내리지 않은 채 리비아로 돌아갔다고 타스통신 등이 14일 전했다.
모스크바를 떠나며 LNA 측이 따로 밝힌 입장은 없었다.
그러나 리비아 수도 트리폴리 남부에서 교전이 재개된 가운데 LNA 측은 성명에서 "단호하게 승리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고 알하다스 TV가 보도했다. 이날 협상은 러시아와 터키 양국 외무·국방장관들이 '2+2' 회담으로 먼저 휴전 협정 내용을 논의하고, 뒤이어 GNA를 이끄는 파예즈 알사라즈 총리와 GNA의 보좌기구 국가최고위원회의 칼리드 알미시리 의장이 러시아·터키 양측 대표들과 각각 만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LNA 지도자 칼리파 하프타르 사령관과 같은 진영의 리비아 동부 의회 의장 아길라 살레는 러시아 측 대표들과만 회담했으며, GNA와 LNA 지도자들 간 직접 대면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마라톤 회담이 끝나고 GNA 측의 알사라즈 총리와 알미시리 의장은 휴전 협정에 서명했으나 LNA 측의 하프타르 사령관과 살레 의장은 문서 검토를 위해 이튿날 아침까지 시간을 달라고 요구했다가 돌연 귀국했다.
러시아 언론은 자체 확보한 휴전 협정 초안을 인용해 GNA와 LNA 세력이 서로에 대한 모든 전투행위를 중단하고, 12일 자정부터 시작된 휴전 체제를 준수한다는 내용이 협정문에 포함됐다고 전했다.
또 리비아 분쟁의 정치적 해결, 인도주의 문제 해결, 경제 복원 등의 의제를 논의하기 위한 분쟁 당사자들 간 실무그룹을 구성하고 이르면 이달 안에 첫 번째 회의를 연다는 내용도 들어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리비아는 2011년 '아랍의 봄' 민중봉기와 무아마르 카다피 정권 붕괴 후 내전으로 빠져들었으며, 2014년부터 트리폴리를 중심으로 서부를 통치하는 GNA, 하프타르 사령관의 LNA가 통치하는 동부 군벌 세력으로 양분돼 대립을 이어왔다.
양측의 대결은 지난해 4월 하프타르 사령관이 서부에 있는 수도 트리폴리 진격을 지시하면서 격화돼 9개월간 2천명 이상이 숨지고 수만 명의 난민이 생겼다.
국제사회도 리비아 내전으로 양분된 가운데 지난 5일에는 GNA를 지지하는 터키가 리비아 파병을 결정하면서 리비아가 외세의 '대리전' 전장이 될 우려도 커졌다.
GNA는 유엔이 인정한 리비아의 합법 정부로 이슬람 단체 무슬림형제단에 우호적인 터키와 카타르의 지지를 받지만, 사우디아라비아·이집트·아랍에미리트(UAE) 등은 하프타르 세력을 지원하고 있다.
서방 진영에선 이탈리아가 GNA 쪽을, 프랑스와 러시아는 하프타르 세력을 지원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충돌을 이어가던 GNA와 LNA는 지난 11일 러시아와 터키 측에서 제안한 휴전을 받아들여 12일 자정을 기해 휴전한다고 선언했다.
이에 앞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지난 8일 터키 이스탄불 정상회담을 통해 리비아 내 분쟁 당사자들이 12일 0시부터 전투행위를 중단할 것을 촉구한 바 있다.
이날 모스크바 협상은 GNA와 LNA가 동의한 휴전 합의를 구체화하고 향후 일정을 논의하기 위한 자리였다.

cjyou@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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