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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업계, 작년 이어 연초부터 노사 문제로 '몸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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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업계, 작년 이어 연초부터 노사 문제로 '몸살'
기아차 작년 임단협 타결 늦어지며 노조 부분파업 돌입
르노삼성차 노조 '게릴라식 파업'에 부분 직장폐쇄
한국GM '비정규직 계약만료', 쌍용차 '해고자 복직문제' 갈등

(서울=연합뉴스) 김동규 기자 = 자동차 업계가 작년 말부터 이어진 노사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해 연간 생산량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400만대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추산되는 가운데 올해 연초부터 노사 갈등이 이어지며 자동차 산업의 회복도 꺾이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기아차[000270]와 르노삼성차가 지난해 임금 및 단체협약 협상을 원만히 마무리하지 못하고 새해 들어 다시 노조 파업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작년 말 시작된 분규가 해를 넘겨 계속되는 것이다.

기아차 노조는 작년 말 노사가 마련한 임단협 잠정합의안이 부결되자 지난달 18∼19일과 24일 부분파업을 벌였고, 10일 노사 추가 본교섭에서도 이견을 좁히지 못해 노조가 이날부터 5일간 다시 부분 파업에 들어갔다.
노조는 13∼15일 주간 조와 야간 조의 업무시간을 각각 4시간씩 줄이고, 16∼17일은 6시간씩 줄이는 방식으로 부분 파업을 하겠다고 예고했다.
기아차 노사는 지난달 10일 교섭에서 기본급 4만원(호봉승급 포함) 인상, 성과·격려금 150%+320만원 등을 골자로 하는 잠정합의안을 마련했으나 노조 조합원 투표 결과 반대 56%로 이 안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다만, 노조가 이달 부분파업을 예고하면서 "사측과 교섭이 다시 진행될 경우 부분 파업을 보류할 예정"이라고 밝혀 교섭 상황에 따라 파업을 풀 수 있음을 시사했다.
사측 역시 빠른 시간 안에 노사 교섭을 통해 타결점을 찾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입장이다.

르노삼성차는 노조가 '게릴라식 파업'을 벌이고, 사측이 이에 맞서 10일 부분 직장폐쇄를 단행하는 등 갈등의 골이 깊어지는 양상이다.
르노삼성차 노조는 지난해 임금·단체협약 협상 결렬로 작년 연말까지 예고 파업을 벌인 뒤 새해 들어서도 2일을 제외하고 매일 파업을 이어가고 있다.
노사는 8일 새해 들어 첫 협상에 나섰으나 기본급 인상을 둘러싼 이견을 좁히지 못해 합의 도출에 실패했다.
노조는 올해 들어 일부 직원이 돌아가며 1∼2시간씩 조업을 거부하는 '게릴라식 파업'으로 생산에 타격을 주고 있다.
사측은 노조원이 70% 넘게 출근하는 게릴라식 파업으로 인해 생산량이 평소의 20%에도 미치지 못한다며 10일부터 부분 직장폐쇄에 돌입했다.
르노삼성차는 현재 노조 집행부가 출범한 2018년 이후 지금까지 임단협을 둘러싸고 500시간 가까운 파업이 이어져 누적 매출 손실만 4천500억원이 넘는다고 주장했다.
특히 노조 파업으로 닛산 로그 수출물량 생산과 선적에 차질을 빚었으며, 신차 XM3 출시에도 심각한 차질을 초래하면서 회사 존립 자체가 위협받고 있다고 말했다.
르노삼성차는 지난해 17만7천대의 차량을 판매해 전년보다 22.0% 감소한 실적을 냈다. 올해 판매량이 작년보다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는 가운데 파업으로 인한 생산 차질 우려가 커지고 있다.
다만, 사측 역시 직장폐쇄와 별개로 노조와 임단협 협상을 마무리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겠다고 밝혀 최악의 상황을 피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한국지엠(GM)은 창원공장에서 작년 말로 계약이 만료된 도급업체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복직과 고용 안정을 요구하며 농성을 벌이는 등 갈등이 벌어지고 있다.
앞서 한국GM 창원공장은 물량 감소를 이유로 도급업체 비정규직 노동자 585명에 대해 작년 12월 31일부로 계약을 만료했다.
이에 반발한 비정규직 지회 등 노동자 70여명은 창원공장 안에 천막을 치고 무기한 농성에 들어갔다.
한국GM은 물량 감소로 창원공장 근무체계를 2교대에서 1교대로 전환키로 하고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맡는 생산 공정에 정규직 노동자 300여명을 투입, 당장 생산 차질은 빚어지지 않고 있다.
그러나 이달 초 집행부를 교체한 한국GM 노조가 취임 직후 노조 소식지를 통해 "현재 노사관계는 완전히 파탄 났다"며 "GM의 구조조정 본질을 명확히 파악해 정책과 대안을 제시하고 투쟁을 통해 생존기반을 구축하겠다"고 강경 투쟁을 예고해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쌍용차는 10년 전 옥쇄파업 사태 당시 해고한 노동자들의 복직을 둘러싸고 연초부터 어수선하다.
쌍용차는 2018년 9·21 합의에 따라 해고자 119명 가운데 60%를 2018년 말까지 복직시키고, 나머지는 무급휴직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무급휴직 중인 노동자 46명은 지난 6일부로 부서 배치될 예정이었지만, 쌍용차 측은 "회사 상황이 어려워 일자리를 만들기 어렵다"면서 이들을 부서배치 하지 않고 통상임금의 70%를 주는 유급휴가로 전환했다.
이들은 사측의 조치에 반발해 9일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휴직 구제 신청서를 냈다.
쌍용차는 "복직자들의 현장 배치가 미뤄진 점은 안타깝다"면서도 노사가 고용안정과 회사 미래를 위해 강도 높은 고통 분담을 감내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당장 복직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현대차[005380]도 작년 말 생산라인 근무 중 와이파이 제한 조치로 인한 노조와의 마찰이 완전히 봉합되지 않았다. 새해 들어 특별한 갈등 상황은 빚어지지 않고 있지만, 새 집행부 출범과 함께 문제가 다시 불거질 가능성도 있다.
다만, 10일 출범한 새 노조 집행부는 "그동안 경직된 노사 관계를 벗어나 대화와 타협을 통해 국민에게 희망을 주겠다"고 밝혀 노사가 올해 상생·협력의 길로 나갈지 주목된다.
dkkim@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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