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토 사무총장, 트럼프에 "중동서 역할 확대" 약속
대국민 연설 전 통화…"나토가 더 기여할 수 있다는 데 합의"
(서울=연합뉴스) 권혜진 기자 = 미국과 유럽의 집단안보체제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미국에 중동에서의 역할 확대를 약속했다고 영국 일간 더타임스가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이날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통화에서 나토가 "국제 테러리즘과의 격투 및 지역 안정에 더 많이 기여하겠다"고 밝혔다고 나토 대변인은 전했다.
나토 대변인은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과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가 대국민 연설 이전에 이뤄졌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나토 사무총장에게 중동에 더 많이 개입해 달라고 요청했고, 두 사람은 나토가 지역 안정과 테러 격퇴에 있어서 더 기여할 수 있다는 데 의견 합의를 이뤘다. 그들은 이 문제에 관해 긴밀히 연락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AP통신도 두 사람이 이날 전화로 현 상황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고 밝혔다.
나토는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 단체인 이슬람국가(IS)를 소탕하기 위한 세계적인 연합체의 일부로 2018년부터 이라크에서 병력 훈련을 담당하고 있다.
현재 이라크에는 500여명의 나토 병력이 주둔 중이나 나토는 유럽을 벗어난 지역에서의 미국의 갈등 상황에 개입하길 꺼려왔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대국민 연설에서 이란의 행동에 변화가 있을 때까지 징벌적 제재를 추가하겠다고 밝혔으며 이를 위한 전략이 미흡한 것 아니냐는 지적에 "나토에 중동 문제에 더 많이 개입하도록 요청하겠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을 두고 AP통신은 '예상치 못한 요청'이었다고 평했다. 과거 나토의 타당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이란에 대한 접근법을 놓고 일부 회원국과 불화를 일으킨 적도 있는 트럼프 대통령이 나토의 역할 확대를 언급했다는 점에서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8년 영국, 프랑스, 독일 등 나토 주요 회원국의 반대에도 이란 핵합의 탈퇴를 강행했다.
미 싱크탱크인 카토(CATO) 연구소의 테드 갤런 카펜터 국방·외교 담당 선임연구원은 동맹국들이 더 많은 부담을 져야 한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오랜 생각이 반영된 발언으로 해석했다.
아울러 이란에 유럽 동맹국의 완전한 지원을 등에 업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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