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한은 '중동 불안' 긴급 점검회의…"필요시 조치"(종합)
금융당국 금융시장 일일점검반 가동
금융·외환시장, 수출, 유가, 해외건설, 해운 등 5개 작업반 가동
한은 "시장 변동성 확대 가능성…필요시 시장안정 조치"
(서울=연합뉴스) 박용주 이지헌 이대희 기자 = 미국과 이란 간 갈등 구도가 심화하면서 정부와 한국은행이 대응 강도를 격상하고 있다.
갈등 전개 상황에 대한 모니터링 강도를 격상하고 필요시 미리 마련해둔 컨틴전시 플랜(비상계획)에 따라 신속 조치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경제활력대책회의 겸 경제관계장관회를 열어 '최근 중동지역 불안에 따른 대내외 상황 점검 및 파급영향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홍 부총리는 "중동지역 정정불안이 새로운 리스크 요인으로 부각되고 있다"며 "사안이 금융시장뿐 아니라 유가·수출 등 실물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이 있으므로 각별한 경계심을 갖고 대응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금융·외환시장, 수출, 유가, 해외건설, 해운물류 등 5개 작업반을 가동하기로 했다.
정확한 상황 모니터링을 통해 정부가 미리 준비해둔 컨틴전시 플랜(비상계획)에 따라 신속 대응하겠다는 방침도 천명했다.
금융당국은 금융시장 일일점검반을 가동하기 시작했다. 중동 불안과 관련한 국제정세 및 국내외 금융시장에 대한 일일 모니터링 체계를 운용하는 방식이다.
금융당국은 국내시장을, 국제금융센터는 해외금융시장을 일 단위로 모니터링하면서 시장 상황에 맞는 조치를 낸다.
8일에는 금융위 사무처장 주재로 긴급 금융시장점검회의를 열어 현 상황을 점검하고 향후 리스크 요인을 논의했다.
한국은행 역시 이날 윤면식 부총재 주재로 통화금융대책반 회의를 열어 이란의 대미(對美) 보복 공격이 국내 금융·외환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점검했다.
정부와 한은은 일단 이번 사태가 당장 미국과 이란 간 전면전으로 비화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데 무게를 싣고 있다.
한은은 회의 직후 보도자료를 통해 "향후 미·이란 간 긴장이 전면적인 군사적 충돌로 발전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는 견해가 우세하다"면서 "다만 관련 이슈가 수시로 부각되면서 국내 금융·외환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금융당국 역시 양국 간 기싸움 성격의 엄포나 국지전 수준의 대응 가능성을 더 크게 보고 있으나 당분간 양국의 대응 강도에 따라 시장이 단기적으로 일희일비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한국 금융사의 대 이란 익스포져(위험노출액)는 400만달러 수준에 불과해 일단 직접 영향권에서는 거리를 두고 있다는 판단이다.
다만 이란 리스크가 중동 지역 전체 이슈로 커지거나 신흥국 시장에 대한 불안으로 번질 경우 간접적인 리스크에 노출되는 것은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정부는 필요시 범정부 차원의 시장점검회의나 거시경제금융회의, 관계장관회의 등 협의체를 통해 대응 방안을 내놓을 예정이다.
미국이 지난 3일 가셈 솔레이마니 이란 쿠드스군(이란혁명수비대 정예군) 사령관을 숨지게 하자 8일 이란 혁명수비대가 미군이 주둔한 이라크 아인 알아사드 공군기지 등에 탄도미사일들을 발사하는 등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 종가보다 4.4원 오른 달러당 1,170.8원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24.23포인트(1.11%) 내린 2,151.31로,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2.50포인트(3.39%) 내린 640.94로 장을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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