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양=연합뉴스) 차병섭 특파원 = 중국이 민간위성을 활용해 일본 항공자위대 기지를 정찰해왔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홍콩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7일 최근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에 일본 항공자위대 기지를 촬영한 위성영상이 올라와 있다면서 이같이 보도했다.
'차이나항톈(China航天)'이라는 계정에는 지난 2일 "(민간위성인) 지린(吉林) 1호가 지난달 14일 일본 자위대 오키나와현 나하 기지에서 항공기가 이륙하는 장면을 포착했다"는 글과 함께 3개의 짧은 영상이 올라왔다.
영상에는 기지 내에 10여대의 비행기가 서 있고, 기지 주변에 차량이 오가는 장면 등도 담겼다.
영상 위에는 '창광(長光) 위성기술유한공사'의 로고와 이름이 반쯤 잘린 채 기재돼있었는데, 이곳은 중국 최초의 상업용 원격탐사 위성 업체로 지린 1호를 소유하고 있다.
SCMP는 중국 공군이 최근 몇 년 사이 동중국해에서의 활동을 강화하는 가운데, 일본이 나하 기지에서 전투기를 출격시켜 외국 항공기 퇴거를 요구해왔다고 전했다.
2018~2019 회계연도에 일본이 외국 항공기 접근을 저지한 전체 999건 중 638건이 중국 군용기와 관련된 것으로, 그중 대다수는 중일 간 분쟁이 있는 센카쿠(尖閣·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열도 부근에서 발생했다.
지린 1호 위성 계열은 원격탐사 위성들로, 지난달에는 15번째 지린 1호 가오펀(高分)-02B 위성이 발사됐다. 신화통신은 이 위성들이 환경 모니터링, 삼림 관리, 토지계획 등에 이용된다고 보도한 바 있다.
안보 정책 관련 싱크탱크 호주 전략정책연구소(ASPI)의 맬컴 데이비스는 하지만 "지린 위성의 광범위한 관측능력 덕분에 특정 지역의 활동을 감시하는 등의 군사적 이용이 가능하다"면서 중국군의 우주 감시 임무를 지원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난양이공대 라자라트남 국제관계대학원(RSIS)의 콜린 코 교수는 원격탐지 위성 등은 민간 용도뿐만 아니라 군사용으로 사용될 잠재적 가능성이 항상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이 분쟁해역인 남중국해에서 수행하는) 민간 해양과학조사와 비슷하게, 이러한 (민간위성) 프로그램에는 전략적 모호성이 있는 회색지대가 존재한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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