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시에라네바다 산맥서 2차대전 때 억류됐던 일본인 유해 발견
1945년 수용소에서 동료들과 낚시 갔다가 숨져…74년 만에 발견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정성호 특파원 = 미국 캘리포니아의 시에라네바다 산맥에서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억류됐던 일본계 미국인의 유해가 74년 만에 발견됐다고 AP 통신과 CNN 방송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마쓰무라 기이치로 확인된 이 미국인의 유해는 작년 10월 시에라네바다 산맥의 윌리엄슨산 정상을 향해 여행하던 2명의 도보 여행자에 의해 발견됐다. 유해에 발이 걸린 것이다.
이들은 당국에 신고했고 9일 뒤 날이 개자 인요카운티 관리들은 유해를 수습해 검시관에게 보냈다.
미 법무부의 DNA(유전자) 분석 결과 이 유해는 2차 세계대전 때 집단수용소에 억류된 일본계 미국인들 중 한 명이었던 마쓰무라로 확인됐다.
1945년 당시 46살의 미술가였던 마쓰무라는 1만1천여 명의 일본인들이 수용됐던 캘리포니아 맨자나 전쟁이주센터에 억류돼 있었다.
그해 7월 다른 억류자들과 함께 높은 산의 호수로 낚시를 하러 나섰던 그는 며칠 뒤 일행에서 떨어져 나와 홀로 산의 절경을 화폭에 담으며 돌아다녔다.
그러다 이례적인 여름철 눈폭풍이 닥치면서 조난된 그는 결국 산에서 숨졌다.
한 달여 뒤 윌리엄슨산을 여행하던 한 부부가 마쓰무라의 유해를 발견했고 가족들도 이를 알게 됐지만 산이 너무 높아 유해를 수습하지 못한 채 수용소에서 장례를 치렀다.
맨자나는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과 전쟁을 치르던 미국 정부가 미국 내 일본인을 가두기 위해 설립한 10개의 집단수용소 중 한 곳이다.
마쓰무라가 낚시하러 갔을 당시에는 정부의 강제수용 명령이 만료된 상태였다. 그러나 딱히 돌아갈 집이나 가게가 없었던 마쓰무라의 가족들은 이 수용소가 폐쇄된 그해 11월까지 이곳에 계속 살았다.
DNA 샘플을 제공했던 손녀 로리 마쓰무라는 인요카운티 보안관실이 할아버지의 유해를 찾은 것 같다고 연락해 왔을 때 놀랐다고 말했다.
sisyph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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