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유엔여성기구 사칭해 사기극 벌인 여성 체포
일부 스페인 언론, 속아 넘어가 인터뷰하기도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스페인 경찰이 자신이 유엔 여성기구의 스페인 대표라고 속여 후원금을 모으고 유수의 언론사들과 인터뷰까지 한 여성을 체포해 조사 중이다.
2일(현지시간) 엘 파이스 등 스페인 언론에 따르면 경찰은 나이지리아 출신의 스페인 국적 여성 헬렌 머코로(50)를 이날 알리칸테주(州) 데니아에서 사기·횡령 등의 혐의로 체포했다.
그는 자신이 유엔 여성기구(UN Women)의 스페인 대표라고 속이고 각종 콘퍼런스에 참석해 발표하고, 유엔의 국제개발 프로젝트를 사칭해 후원금을 모금한 것으로 조사됐다.
심지어 일부 스페인 언론은 그의 사기극에 속아 기사에서 머코로를 유엔 여성기구 스페인 대표라고 적기도 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머코로는 또 온라인 법률 강의를 만들어 판매한 뒤 미인가 수료증을 주는 장사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스페인 아프리카문화재단의 호세프 후안바로 이사장은 엘 파이스와 인터뷰에서 바르셀로나의 한 콘퍼런스에 머코로를 자신이 추천해 그의 숙식비용까지 댄 적이 있다면서 "그녀를 의심한 적이 없다. 믿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유엔여성기구(UN Women)는 유엔 총회 결의에 따라 2010년 7월 여성 차별 철폐와 성평등 실현을 목표로 설립된 국제기구로, 본부는 미국 뉴욕에 있으며 스페인에 사무소를 두고 있지 않다.
스페인 경찰은 유엔여성기구로부터 2018년에 관계자 사칭 관련 정보를 입수한 뒤 수사를 벌여왔다.
용의자인 머코로는 2014년에는 스페인에서 정당을 직접 창당해 지방선거에 후보로 나서기도 했다. 개인 웹페이지에는 자신을 사립탐정, 금융 컨설턴트, 가수, 기자, 언론인 등으로 자신을 소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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