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서 원인불명 폐렴 잇따라…'사스' 우려 확산(종합)
우한서 27명 환자 중 7명 중태…보건당국 조사 착수
인터넷에 사스 불안 커져…의약주 급등하기도
(베이징=연합뉴스) 심재훈 김윤구 특파원 = 중국 중부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에서 원인 불명의 폐렴 환자가 잇따라 사스(SARS,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이에 대해 중국 당국은 긴급히 조사에 착수했으며 현재로선 바이러스성 폐렴으로 보고 있다.
31일 중국중앙방송(CCTV) 등에 따르면 우한시 위생건강위원회는 현지 한 수산시장에서 원인 불명의 폐렴 환자가 속출했다고 발표했다.
현재까지 총 27명의 환자가 발견돼 이 가운데 7명은 중태다. 나머지 환자들은 병세가 진정되고 있으며 이들 중 2명은 증세가 호전돼 곧 퇴원할 예정이다.
이들 환자는 모두 발열과 호흡 곤란 증세를 호소했으며 폐 질환 등도 동반한 것으로 전해졌다.
환자들은 이미 격리돼 치료받고 있으며 바이러스 검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우한의 각 병원에서 다른 환자들의 진료는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국가위생건강위원회가 파견한 전문가팀은 이미 이날 우한에 도착해 조사를 시작했다.
우한시 질병통제센터 등 현지 의료 당국은 임상 의학과 역학 등의 초보 조사를 진행한 결과 바이러스성 폐렴으로 보이며 다른 사람에게 전염되는 사례가 발견되지 않았고 환자와 접촉한 의료진도 전염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 등을 통해 사스가 퍼진 게 아냐는 소문이 나돌자 중국 관영 매체가 이런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직접 나섰다.
인민일보(人民日報) 인터넷판은 현지 의료계 인사를 인용해 "현재 원인이 명확하지 않아 인터넷 소문대로 사스라고 단정할 수 없으며, 다른 중증 폐렴일 가능성이 더 높다"고 전했다.
아울러 사스라고 하더라도 성숙한 예방 체계가 있어 불안해할 필요가 없다고 인민일보는 당부했다.
하지만 우한 시민의 불안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이날 중국 소셜미디어 웨이보(微博)에서는 '우한에서 원인 불명의 폐렴이 발견됐다'는 화제가 조회수 1억8천만으로 인기 검색 1위에 올랐다.
많은 사람은 걱정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 이용자는 "사스가 아니기를 바란다. 모두 마스크를 쓰고 다니고 사람 많은 곳에는 가급적 가지 말자"고 했으며 다른 이용자는 "당장 오늘이 12월 31일인데 어떻게 보내야 하나. 외출하지 말아야겠다"고 말했다.
온라인 매체 제몐(界面)은 이날 오전 의약주가 급등했다고 보도했다.
중국 남부에서 시작된 사스로 2002∼2003년 37개국에서 774명이 사망했다. 이 가운데 중국과 홍콩에서만 약 650명이 목숨을 잃었다.
중국에서는 지난달 네이멍구(內蒙古)에서 흑사병이 여러 건 확인됐지만 현재까지 확산하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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