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브렉시트 후 영국 EU규정 미준수시 금융시장 접근 차단"
(서울=연합뉴스) 김정선 기자 = 유럽연합(EU)이 새해 브렉시트(Brexit·영국의 EU 탈퇴) 이후 영국과의 무역협상에서 유럽 시장에 대한 런던 금융가의 접근을 차단하는 방안을 내세워 압박을 가할 것이라고 영국 일간 더타임스가 26일(현지시간)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EU는 무역에 필수적인 데이터 이동에 장벽을 칠 수 있다는 점도 영국에 경고할 방침이다.
영국이 예정대로 내년 1월 31일 브렉시트를 단행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EU와 영국은 향후 무역협상을 진행하게 된다.
EU는 이와 관련해 앞으로 2주 내 개인 데이터의 적절성과 금융서비스의 동등성에 대한 내부 논의를 시작할 계획이다.
원만한 무역을 위해선 데이터 이동이 필수적이고 금융서비스가 영국 내 생산량의 7%를 차지한다는 점에서 논의 내용은 EU의 핵심적인 협상 전략이 될 것으로 더타임스는 분석했다.
EU 협상가들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영국이 EU 규정을 따라야 하며 브렉시트 이후 무역 협상을 위한 빠듯한 일정표 준수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더타임스는 이것이 지켜지지 않을 경우 EU가 일방적인 접근 금지나 제한도 가능하다고 위협을 가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EU의 고위 외교 소식통은 "이들은 EU의 큰 지렛대 수단"이라며 "해당 결정은 우리의 직접 통제 아래에 있을 것이고 (그렇기 때문에) 언제라도 뒤집힐 수 있고 더 광범위한 협상에서 진전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신문에 말했다.
EU와 영국은 원활한 브렉시트 이행을 위해 2020년 12월 말까지를 전환 기간으로 설정하고, 이 기간 자유무역협정을 비롯해 무역, 안보, 외교정책 등을 망라하는 미래관계 협상을 진행하기로 한 상태다.
EU의 동등성 원칙이란 한 국가의 규제가 EU와 동등하다고 판단되면 해당 부문의 영업과 관련해 인허가 및 보고 절차를 면제해주는 원칙이다.
EU 집행위원회는 이에 따라 영국의 금융규제가 EU 규정을 반영하고 경쟁을 왜곡하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유럽 시장에 대한 접근을 허용하게 된다.
EU의 또 다른 핵심 협상 전략이 될 데이터 보호의 적절성에 대한 결정은 금융을 포함한 영국 경제 전반에 걸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신문은 설명했다.
앞서 EU는 올해 스위스와의 무역 협상에서도 관련 전략을 활용해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라는 의지를 명백하게 보여준 바 있다.
신문은 EU가 영국이 EU의 단일 시장 법 규정을 준수함으로써 공평한 경쟁체제에 진입하도록 하기 위해 이러한 결정을 연계할 것으로 예상했다.
EU는 또한, 무역협상에서 내년 7월께 영국의 어업 수역에 대한 EU의 접근을 허용하도록 압력을 가하는데도 이를 활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영국으로선 보리스 존슨 총리가 브렉시트 이행을 위한 전환 기간을 연장하지 않겠다고 한 만큼 강력한 압력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영국은 전환 기간 EU 단일시장과 관세동맹에 잔류하며, EU 법을 따라야 하지만 EU 기관에서 투표권은 갖지 못한다.
jsk@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