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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루탄 연기 속에서 성탄절 맞은 홍콩…자정 미사·쇼핑 줄어(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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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루탄 연기 속에서 성탄절 맞은 홍콩…자정 미사·쇼핑 줄어(종합)
도심 거리·쇼핑몰서 시위대·경찰 격렬한 충돌…스펀지탄도 발사
성탄 전야부터 이틀째 시위…안전 우려에 쇼핑·관광객 실종



(상하이·서울=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정윤섭 기자 = 민주화 시위가 7개월째 이어지고 있는 홍콩이 최루탄 연기에 휩싸인 가운데 크리스마스를 맞이했다.
예수의 탄생을 기리는 성당의 크리스마스 자정 미사가 급감하고, 선물을 사려고 쇼핑몰을 찾는 시민들의 발걸음도 뜸해지면서 홍콩의 크리스마스 분위기는 예년과 달리 무겁게 가라앉았다.
25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전날 침사추이 등 홍콩 도심 거리와 대형 쇼핑몰에서는 각각 수백∼수천 명이 모인 가운데 민주화 확대 등을 요구하는 시위가 동시 다발적으로 벌어졌다.
홍콩 경찰은 이를 불법 시위로 규정하고 강제 진압에 나섰다. 시위대가 저항하면서 양측 사이에 최루탄과 화염병이 오가는 격렬한 공방이 벌어졌고 다수의 시위 참가자들이 체포됐다.
거리에서는 경찰이 시위대를 향해 쏜 것으로 보이는 시위 진압용 무기인 스펀지탄도 발견됐다.
범민주 진영의 구의원 선거 압승 이후 한동안 뜸했던 경찰과 시위대 간의 대규모 충돌이 재연되면서 홍콩에서 성탄 전야의 들뜬 분위기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홍콩 병원 당국은 전날 시위로 쇼핑건물 2층에서 추락한 1명을 포함해 25명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크리스마스 당일에도 시위대는 민주화를 요구하는 구호를 외치며 도심을 행진했고, 경찰은 시위대 해산을 위해 최루탄 발사로 대응했다고 로이터 통신은 보도했다.
현지 TV는 경찰이 시위에 나선 한 남성에게 최루액을 뿌린 뒤 체포하는 장면을 보여줬다.



하버시티 등 대형 쇼핑몰은 크리스마스 선물을 사기 위해 붐비던 예년과 달리 눈에 띄게 한산한 모습이었다고 SCMP는 전했다.
홍콩 경찰이 거리 집회 개최를 자주 불허하자 홍콩 시위대는 침사추이의 하버시티, 코즈웨이베이의 타임스 스퀘어 등 대중이 모이기 쉬운 복합 쇼핑몰을 게릴라식 시위 장소로 삼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진압 경찰이 몇몇 시위장소를 순찰했다"며 "그곳은 과거 관광객과 쇼핑객, 산타클로스 모자와 순록 뿔 복장을 한 많은 사람이 산책했던 장소"라고 전했다.
홍콩의 쇼핑몰들은 최근 수개월째 영업에 큰 지장을 받고 있다.
특히 일부 강경 홍콩 시위대가 중국 기업은 물론 친중 기업으로 지목한 음식점, 은행 지점, 가게 등 상업 시설들을 자주 공격해 파괴하고 있어 시위 조짐이 보이면 많은 상점은 피해를 볼 것을 우려해 곧바로 문을 닫고 있다.
전날도 홍콩 시위대 관련 계좌를 최근 동결한 HSBC 은행과 친중 재벌로 알려진 맥심 그룹에서 운영하는 스타벅스 점포가 시위대의 공격을 받았다.
장기화하는 홍콩 시위로 경기 침체 현상이 나타나 시민들의 소비 심리도 급랭한 상태다.
광고업체 간부인 키키라는 여성은 자녀에게 선물할 장난감이 매우 비싸게 느껴진다면서 올해는 예전처럼 호텔 뷔페에서 크리스마스이브 저녁을 먹지 않고 집에서 직접 음식을 해 먹기로 했다.



IT업체에서 일하는 프레드 완 씨도 "퇴근 이후나 주말에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르기 때문에 친구들과 만나는 일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전날 밤에도 도심 시위의 영향으로 몽콕과 침사추이 전철역은 일찍 폐쇄됐다.
예수의 탄생을 기리는 성당의 자정 미사도 대폭 축소됐다.
작년 홍콩 가톨릭 성당 38곳에서 크리스마스 자정에 미사가 진행됐다. 하지만 올해는 야간 안전 문제 등을 고려해 자정 미사가 열린 성당이 20곳으로 줄어들었다.
홍콩 시위대는 이미 홍콩 정부가 수용한 송환법 철회 외에도 행정장관 직선제 등 민주화 확대 및 경찰의 시위 과잉 진압 조사 등을 계속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 지도부는 홍콩 시민들 사이에서 신뢰도가 추락한 캐리 람 행정장관 지지 의사를 재차 천명하면서 과격 시위대를 제압하고 질서를 회복하라고 요구해 홍콩 사태의 정치적 해결 가능성은 아직 요원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ch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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