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인암도 표적치료제 효과 예측 가능…'맞춤치료' 기대"
삼성서울병원-아주대의대, 맞춤치료 예측인자 규명
(서울=연합뉴스) 강애란 기자 = 난소암, 자궁경부암 등 부인암에서도 표적치료제를 활용해 맞춤치료를 할 수 있는 가능성이 제시됐다.
삼성서울병원(산부인과 이정원 교수, 신경외과 남도현 교수)·아주대의대(이진구 교수) 공동 연구팀은 부인암 환자 유래 세포를 이용한 약물-유전체 분석을 통해 개인 맞춤치료 예측 인자를 규명했다고 24일 밝혔다.
표적치료제는 특정 유전자를 가진 암 환자에게만 치료 효과를 내는 차세대 항암제지만, 부인암에서는 많이 쓰이지 않았다.
부인암의 경우 표적치료제가 어떤 환자에게 효과가 있을지 미리 가려내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부인암 관련 유전체의 구조가 워낙 복잡한 데다 암이 약물을 피해 살아남는 경로 또한 변화무쌍한 탓이다.
이에 연구팀은 난소암, 자궁경부암, 자궁내막암 등 부인암 환자에서 떼어낸 암 조직 139개를 토대로 환자유래세포 라이브러리를 구축한 뒤 유전체 분석과 동시에 약물 반응성을 조사했다. 또 환자유래세포를 37개 분자표적 약물을 이용해 효능을 분석했다.
그 결과 종양억제유전자로 알려진 P53 유전자의 변이 여부가 최근 나온 표적항암제인 'PARP 억제제'의 치료 반응에 가장 중요한 인자로 나타났다.
P53변이가 있는 경우 현재 연구 중인 후보 약물 대부분에 높은 저항성을 보였지만, PARP 억제제에서는 높은 민감도를 보였다. 그만큼 암이 PARP 억제제에 선택적으로 잘 반응한다는 의미다.
또 추가 연구에서 PARP 억제제가 난소암 환자 모두에서 효과적이지는 않는다는 점도 밝혀졌다. 여기에는 우리 몸의 면역체계와 관련 있는 ID2 단백질이 약제 내성에 관여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PARP 억제제를 사용한 난소암 환자 41명을 대상으로 ID2 단백질의 발현 여부에 따른 치료 효과를 비교했더니, 음성인 경우 치료 기간이 8.73개월로 양성인 경우의 4.03개월보다 두 배 더 길었다.
이정원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부인암 치료에 새로운 진전을 이뤄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맞춤치료를 위해서는 유전체 분석과 약물 스크리닝을 동시에 시행하는 것이 유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유전체 생물학'(Genome Biology) 최근호에 게재됐다.
aer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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