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주택자 매도 고민해야…무주택자는 청약가점 확보가 우선"
증권업계 전문가 "다주택보다 '똑똑한 한 채' 전략…리츠 투자 유망"
(서울=연합뉴스) 김기훈 기자 = 정부가 강력한 대출 규제와 보유세 강화를 골자로 하는 '12·16 주택시장 안정화 방안'을 내놓자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 주택 가격이 조정을 겪을 것이라며 신중한 내 집 마련 전략을 권했다.
전문가들은 다주택자의 경우 주택 매도를 고민할 시기라며 실물 부동산에 대한 투자보다 리츠(REITs) 등 부동산 간접투자에 대한 다양한 투자 전략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광수 미래에셋대우[006800] 연구원은 22일 "우선 고가 아파트를 보유한 다주택자는 주택 매도를 고민해야 할 때"라며 "향후 강화되는 보유세를 볼 때 현재 상황에서 주택매도가 현명한 선택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번 대책으로 공시가격 현실화율을 높이는 데 더해 보유세율도 강화되면서 다주택자의 세 부담이 커질 것이기 때문이다.
박세라 신영증권[001720] 연구원은 "기존 주택 보유자의 경우 강화된 종합부동산세와 양도소득세 기준을 두고 '똑똑한 한 채'로의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며 "이번 12·16 규제의 영향으로 단기적으로 9억원 이하 주택 중심의 풍선효과가 거론되고 있어 이를 선택과 집중에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윤호 DB금융투자[016610] 연구원은 "다주택자의 경우 종부세를 내면서 버틸지, 다주택 중 가치가 떨어지는 주택을 매도할지는 결국 선택의 문제"라면서도 "보유세율 상승, 공시지가 현실화율 상승 등으로 인해 내년 종부세 상승률이 생각보다 가파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무주택자의 경우 청약을 우선 고려하되 섣부른 청약보다는 청약 가점을 충분히 확보해두는 편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박형렬 메리츠종금증권[008560] 연구원은 "무주택자의 내 집 마련은 어렵더라도 청약 시장이 가장 우선"이라며 "서울과 수도권·지방을 불문하고 신규 주택 또는 재건축·재개발 확정 단지를 중심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세라 연구원은 "무주택자의 경우 청약을 통한 내 집 마련을 추천한다"며 "강화된 청약 조건으로 인해 섣부른 청약 시도보다는 여력과 입지를 고려해 청약가점을 충분히 확보해 둔 다음 시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이번 대책으로 투기과열지구 내 주택에 당첨되면 10년간 재당첨이 제한되고 주택을 구매할 때 자금 조달 계획에 대한 검증도 강화되기 때문이다.
조윤호 연구원은 "주택담보대출 비율(LTV) 조정과 같은 금융규제는 시장의 변화에 따라 바뀔 수 있겠으나, 현시점에서 보면 현금성 자산이 부족한 개인의 경우 아파트 매수가 쉽지 않다"며 "이번 대책 이전에는 청약이 최우선 전략이었지만 이번 대책으로 인해 서울시 신규아파트에 청약 당첨이 되더라도 잔금 납부가 쉽지 않은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번 대책으로 주택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더라도 내 집 마련 전략만큼은 우선으로 세워야 한다는 조언도 있었다.
이광수 연구원은 "무주택자는 시장 변화를 읽으면서 구체적인 내 집 마련 계획을 세워보는 것이 좋다"며 "무작정 기다리는 것도 좋은 생각은 아니다"고 조언했다.
아울러 전문가들은 리츠 등을 유망한 대안 투자처로 꼽았다.
조윤호 연구원은 "정부는 부동산 수요 일부를 공모 리츠 시장에 흡수하려 하므로 향후 다양한 형태의 리츠 상품이 시장에 나올 것"이라며 리츠 시장 확대를 전망했다.
이광수 연구원은 "실물 부동산 투자의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어 리츠는 지속적인 시장의 관심을 받을 것"이라며 "자산 배분 관점에서 리츠나 글로벌 자산 등에 대한 다양한 투자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세라 연구원은 "리츠 업계의 경우 부동산 가격 변동에 따른 영향은 제한적인 상황에서 금리에 더 민감하게 반응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내년 이후 금리 인상 압박이 이어질 것으로 보여 리츠의 기대수익률은 다소 하락할 것"이라며 "개별 리츠 종목에 따른 배당수익률이 상이해 종목별 접근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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