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통합정부 "터키와 군사·안보협정 비준"
터키의 리비아내전 개입 여지 커진듯…이집트는 반발
(카이로=연합뉴스) 노재현 특파원 = 북아프리카 리비아의 수도 트리폴리를 통치하는 리비아통합정부(GNA)는 19일(현지시간) 터키와 지난달 합의한 안보·군사 협정을 비준했다고 AFP, 로이터 통신 등 외신이 보도했다.
리비아통합정부는 이날 성명을 내고 터키와 합의한 안보·군사 협력에 관한 양해각서를 비준했다고 발표했다.
다만, 협정의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리비아통합정부의 파예즈 알-사라즈 총리는 지난달 27일 터키 이스탄불에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을 만나 안보·군사 분야에서 협력하기로 뜻을 모았다.
AFP는 리비아통합정부의 협정 비준으로 터키가 리비아 내전에 개입할 여지가 더 커졌다고 분석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달 10일 현지 방송과 인터뷰에서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리비아 정부가 요청한다면 우리는 리비아에 병력을 배치할 권리를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리비아통합정부와 터키의 밀착 행보는 최근 리비아 내전을 둘러싼 긴장을 고조시킬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리비아 동부 군벌을 지지해온 이슬람 수니파 국가 이집트는 리비아통합정부와 터키의 협정을 비판했다고 외신이 전했다.
리비아통합정부는 유엔으로부터 인정받고 있으며, 이슬람 단체 무슬림형제단에 우호적인 터키와 카타르의 지지를 받아왔다.
반면, 리비아 동부 군벌 칼리파 하프타르 리비아국민군(LNA) 최고사령관의 우군은 사우디아라비아, 이집트, 아랍에미리트(UAE)가 꼽힌다.
하프타르 사령관은 이달 12일 자신을 따르는 부대들에 수도 트리폴리 공격을 공개적으로 재차 명령했다.
앞서 지난 4월 초 하프타르 사령관이 부대들에 트리폴리 진격을 지시한 뒤 리비아통합정부와 리비아국민군의 충돌이 격화됐다.
이후 양측의 교전으로 민간인들을 포함해 1천100여명이 숨지고 약 14만명이 피란한 것으로 유엔은 추정했다.
리비아에서는 2011년 '아랍의 봄' 민중봉기 여파로 무아마르 카다피 정권이 무너진 뒤 2014년부터 서부를 통치하는 리비아통합정부와 동부를 장악한 하프타르 세력으로 양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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