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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루 국회의원 도전 다운증후군 청년…"나같은 이들 목소리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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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루 국회의원 도전 다운증후군 청년…"나같은 이들 목소리내길"
27세 브라이안 러셀, 내년 1월 의회 선거 출마…"전 세계 첫 사례"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고미혜 특파원 = 페루에서 다운증후군을 가진 20대 청년이 국회의원 선거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18일(현지시간) AP통신과 페루 언론들에 따르면 그 주인공은 브라이안 러셀(27)로, 내년 1월 26일 치러지는 페루 의회 선거에 페루국가당 후보로 출마한다.
그는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나 같은 사람들도 목소리를 내길 바란다"고 말했다.
다운증후군은 염색체 이상으로 생기는 유전질환으로, 발달 지연을 초래하거나 심장질환이나 호흡·청력 장애 등을 일으키기도 한다.
러셀이 어렸을 때 그를 진료한 의사는 그가 걷지도 못할 수 있다고 말했지만, 러셀은 부모님의 아낌없는 관심과 지지 속에 스스로 삶을 영위하는 법을 배워 나갔다.
페루 산이그나시오 로욜라대에서 커뮤니케이션을 전공하고 무사히 졸업해 주위를 놀라게 하기도 했다.
대학생 때까지만 해도 기자가 되고 싶었다는 러셀은 정치에 도전하는 이유를 "패러다임을 깨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인구 3천200만명가량의 페루엔 다운증후군을 가진 이들이 2만5천명가량으로 추정된다.



심리학자 파트리시아 안드라데는 AP통신에 "다운증후군이 있는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다 큰 아이'이고, 스스로 결정을 내릴 수도 없다는 편견과 싸우고 있다"고 말했다.
러셀은 발달 장애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다운증후군을 가진 사람들도 얼마든지 독립적인 생활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전직 대통령을 비롯한 유력 정치인들이 줄줄이 부패로 감옥에 간 페루에서 러셀은 자신이 "깨끗하고, 정직하고 투명한 후보"라는 점도 강조한다.
선거를 앞두고 러셀은 입에 펜을 문 채 연설을 연습하고 거리에서 사람들에게 명함을 돌리며 한 표를 부탁한다.
세계다운증후군재단에 따르면 다운증후군을 가진 사람이 공직 선거에 출마하는 것은 페루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도 러셀이 처음이다.
2013년 스페인 바야돌리드에서 다운증후군을 가진 앙헬라 바치예르가 시 의회에 진출한 적이 있는데, 선거를 통해 뽑힌 것이 아니라 전임자의 사퇴로 자리를 물려받은 것이었다고 AP통신은 설명했다.
미셸 위튼 세계다운증후군재단 대표는 "러셀의 출마 소식을 듣고 정말 기쁘다"라며 "정부를 포함해 사회 모든 분야에 다양성이 필요하다는 것을 그가 전 세계에 보여주고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mihy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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