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 망명' 모랄레스 "체포 두렵지 않아…정치할 권리 있다"
부에노스아이레스서 기자회견…"볼리비아 대선 도울 것"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고미혜 특파원 = 아르헨티나에서 망명 중인 에보 모랄레스 전 볼리비아 대통령은 "체포되는 것이 두렵지 않다"며 반드시 볼리비아로 돌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모랄레스는 17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이 쿠데타에 희생양이라는 주장을 계속 이어갔다고 EFE통신, 아르헨티나 매체 인포바에 등이 보도했다.
14년 가까이 집권했던 모랄레스는 대선 부정 논란 속에 지난달 쫓기듯 물러난 후 멕시코에 망명해 머물다가 지난 12일 아르헨티나로 망명지를 옮겼다. 아르헨티나에서 그는 난민 신분을 인정받았다.
자니네 아녜스 임시 대통령을 중심으로 한 볼리비아 우파 임시 정부는 테러와 선동 혐의로 모랄레스 전 대통령에 대해 곧 체포영장을 발부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모랄레스는 "체포는 두렵지 않다. 내가 몇 번이나 체포되고 기소됐는지 아는가"라며 "이게 바로 독재정권의 방식이다. 그녀(아녜스)는 대통령이지 검사도 판사도 아니다"라고 비난했다.
지난 10월 20일 대선에서의 부정 증거들을 조목조목 제시한 미주기구(OAS)의 보고서에 대해 그는 보고서가 "볼리비아에 불을 붙이려고 의도된 것"이라며 OAS가 쿠데타를 지원했다고 주장했다.
볼리비아 새 대선을 앞두고 그는 망명지에서 선거 운동을 펼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그가 이끌던 좌파 정당 사회주의운동(MAS)은 그를 선거본부장으로 지명하기도 했다.
볼리비아 정부는 그가 망명지에서 정치적 발언을 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지만 모랄레스는 "난 정치인으로서 정치할 권리가 있다"며 아르헨티나에서 선거를 돕겠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직접 출마하진 않는다는 점도 재차 분명히 했다.
볼리비아 귀환 의사를 다시 한번 강조한 모랄레스는 아르헨티나에 언제까지 머물 것이냐는 질문에는 "잘 모르겠다"며 "볼리비아에 더 가까워져 매우 기쁘다"고 말했다.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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