앰네스티 "이란 반정부시위 사망자 300명 돌파" 집계 갱신
(서울=연합뉴스) 현혜란 기자 = 이란 당국이 지난달 중순 반정부시위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최소 304명이 숨진 것으로 파악됐다고 국제인권단체 앰네스티가 사망자 수치를 갱신해 발표했다.
앰네스티는 이날 발표한 보고서에서 "사망자 대부분이 머리, 심장, 목 또는 다른 주요 신체 기관에 총을 맞아 숨졌다"며 "이란 당국이 시위대를 총살하려 했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지적했다고 AFP 통신 등 외신들이 전했다.
앰네스티는 이란 당국이 무장하지도 않고, 아무런 위협을 가하지 않는 시위대를 향해 발포하는 증거 영상을 확보했다며 이란 당국의 진압이 도를 넘어섰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이란 당국은 시위대를 물리적으로 탄압한 이후에도 대대적인 단속으로 잔인한 진압 과정이 외부에 알려지지 않도록 입막음했다고 앰네스티는 증언을 바탕으로 주장했다.
앰네스티는 이달 2일 이란 반정부 시위에 따른 사망자가 최소 208명으로 파악됐다고 발표했으나 이후 영상과 증언을 확인해보니 100명에 가까운 희생자가 더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란 사법부는 이튿날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이란에 악의를 품은 집단들이 내놓고 있는 사망자 수치는 새빨간 거짓말"이라고 주장했지만, 정부가 파악한 사망자 규모는 공개하지 않고 있다.
브라이언 훅 미국 국무부 대(對)이란특별대표는 이란 혁명 수비대가 반정부 시위 기간에 1천명 이상을 죽였을 수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란에서는 지난달 15일부터 휘발유 가격 인상에 항의하는 반정부 시위가 약 한 주간 이어졌고, 이란 정부는 정예군 혁명수비대를 내세워 시위대를 강경 진압하는 한편 인터넷을 열흘간 완전히 차단하는 등 통제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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