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서 의회해산 법안 발의…1년새 3번째 총선 수순
총리 후보 결정시한 하루 남아…네타냐후 총리 행보 주목
(카이로=연합뉴스) 노재현 특파원 = 이스라엘에서 조기총선을 실시하기 위한 법안이 10일(현지시간) 발의됐다고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 이스라엘 매체와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집권 보수당인 리쿠드당과 중도정당 청백당(Blue and White party) 의원들은 이날 저녁 의회를 해산하고 새 총선을 실시하는 내용의 법안을 크네세트(이스라엘 의회)에 제출했다.
이스라엘 의원들은 11일 토론을 거쳐 이 법안에 대한 찬반 투표를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법안이 의회를 통과하면 내년 3월 2일 조기총선이 치러지게 된다.
이럴 경우 이스라엘에서는 1년 사이에 총선이 3차례 실시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진다.
법안 발의는 이스라엘 의회가 총리 후보를 결정할 시한을 불과 하루 앞두고 이뤄졌다.
이스라엘 의회는 현지시간으로 오는 12일 0시까지 전체 의원(120명) 과반의 지지를 얻는 총리 후보를 결정해야 하고 그렇지 못할 경우 총선을 다시 치러야 한다.
앞서 올해 4월 9일 조기총선이 실시된 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연정에 성공하지 못했고, 지난 9월 17일 총선 이후에도 네타냐후 총리와 베니 간츠 청백당 대표가 잇달아 연정을 꾸리지 못하면서 의회에 공이 넘어왔다.
간츠 대표는 의회 해산 법안이 발의된 뒤 "비용이 많이 들고 불필요한 선거를 피할 수 있는 시간이 아직 남아있다"며 청백당은 연립정부를 구성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리쿠드당을 이끄는 네타냐후 총리를 향해 검찰 기소와 관련해 의회에 면책특권을 요청하지 않을 것을 선언하라고 촉구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트위터에 "아직 늦지 않았다"며 "우리는 거국 내각 구성에 대해 진지하게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리쿠드당은 지난 9일 밤 조기총선이 확정될 경우 당대표 경선을 실시하겠다고 발표했다.
당대표 경선이 결정되면 5선을 노리는 베테랑 지도자 네타냐후 총리는 정치 인생에서 커다란 시험대에 다시 설 것으로 예상된다.
네타냐후 총리는 그동안 간츠 대표에게 자신부터 총리직을 차례로 맡는 연정을 주장했지만 간츠 대표는 검찰에 기소된 네타냐후 총리가 이끄는 연정을 수용할 수 없다며 맞서왔다.
네타냐후 총리는 지난달 21일 뇌물수수와 배임 및 사기 등 비리 혐의로 검찰에 기소됐다.
네타냐후 총리는 영화 '프리티 우먼'으로 유명한 할리우드 영화제작자 아논 밀천 등으로부터 수년간 '돔 페리뇽' 등 고급 샴페인과 '파르타가스' 쿠바산 시가 등 수십만 달러 상당의 선물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이스라엘 최대판매 부수를 자랑하는 일간지 예디오트 아흐로노트 발행인과 막후 거래를 통해 우호적인 기사를 대가로 경쟁지 발행 부수를 줄이려고 한 혐의도 받는다.
noj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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