펠로시 "탄핵소추안 작성" 선언…트럼프 "당장 상원으로 넘겨라"(종합)
펠로시, 英 조지 3세 전제정치에 트럼프 빗대며 "국민이 왕"
트럼프 "탄핵권의 남용…건국자들은 탄핵 염두에 두지 않아"
(워싱턴·서울 = 연합뉴스) 송수경 특파원 정윤섭 기자 = 미국 민주당이 5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스캔들'과 관련, 탄핵소추안 작성 절차 돌입을 공식 선언했다.
이에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탄핵 추진 행위의 '남발'이라고 강력히 반발하며 당장 상원으로 탄핵안을 넘기라고 역공을 취해 탄핵정국의 전운이 고조되고 있다.
현재 하원은 민주당, 상원은 공화당이 각각 다수를 점하는데, 민주당은 최대한 탄핵찬성 여론을 극대화해 상원 내 수적 열세를 극복하겠다는 구상이고, 공화당은 탄핵안을 상원으로 조속히 넘겨 백지화시키겠다는 전략이다.
민주당 소속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하원 법사위에 탄핵안 작성을 지시했다고 미 언론들이 보도했다.
이번엔 트럼프, 당신 해고야(You're fired)? 복잡다단한 '트럼프 탄핵사태' 3분 요약 / 연합뉴스 (Yonhapnews)
펠로시 하원의장은 "대통령은 그의 정적에 대한 조사발표를 요구하며 군사적 원조와 (미·우크라이나 정상 간) 백악관 회담을 보류함으로써 우리의 국가 안보를 희생시키면서까지 개인의 정치적 이득을 위해 권한을 남용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탄핵안 작성이 "억압적인 군주에 맞서 독립을 선언한 건국의 아버지들"에 대한 충성과 애국심에 따른 조치임을 부각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을 전제 정치를 추구했던 영국 왕 조지 3세에 넌지시 빗대면서 "국민이 왕"이라고 강조했다.
하원 법사위는 그동안 비공개 증언 및 공개 청문회 등을 통해 탄핵 조사를 주도해온 하원 정보위로부터 바통을 이어받아 전날 법학자들을 출석시킨 가운데 청문회를 진행한 바 있다.
법사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탄핵안을 작성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의혹에 국한하지 않고 로버트 뮬러 전 특별검사가 진행한 '러시아 스캔들' 수사에 대한 사법 방해 부분도 포함할 수 있을지 등에 대해 살펴본다는 방침이다.
아직 탄핵소추안에 구체적으로 어떠한 혐의를 적용할지에 대해서는 결정되지 않은 상태로 알려졌다.
앞으로 남은 절차는 ▲탄핵사유 증거를 청취하는 9일 하원 법사위 청문회 ▲탄핵안 제출과 하원 법사위 탄핵안 표결(12월 둘째 주) ▲하원 본회의 탄핵안 표결(12월 셋째 주)이다.
민주당은 크리스마스 전에 탄핵안을 표결한다는 계획으로, 하원에서 탄핵안이 통과되면 이후 상원에서 탄핵 심판 절차가 진행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윗을 통해 즉각 반격에 나섰다.
그는 "아무것도 안 하는 급진좌파 민주당 인사들이 아무 이유 없이 나를 탄핵할 것이라고 발표했다"며 "그들은 적절했던(완벽했던)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전화 두 통에 매달린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이는 중요한 경우만 극도로 드물게 사용되던 탄핵 행위가 미래의 대통령들을 위해 일상적으로 사용될 것이라는 걸 의미한다"며 "이는 우리의 건국자들이 염두에 뒀던 것이 아니다. 다행인 것은 공화당이 이보다 더 단결된 적이 없었다. 우리는 승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올린 트윗에서는 "나를 탄핵하고자 한다면 우리가 상원에서 공정한 심판 절차를 가질 수 있도록, 그래서 우리나라가 본연의 업무로 돌아갈 수 있도록 지금 빨리해라"고 말했다.
그는 애덤 시프 하원 법사위원장과 조 바이든 전 부통령 부자, 펠로시 하원의장 등의 증언을 거듭 요구하며 "나는 오물을 청소하기 위해 당선됐으며 그것이 지금 내가 하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스테퍼니 그리셤 백악관 대변인은 트윗에 올린 글에서 "펠로시와 민주당은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경제 부흥과 더 많은 일자리 창출, 군사력 강화 등 우리나라를 잘 이끈 것밖에 한 일이 없다. 우리는 상원에서의 공정한 심판 절차를 고대한다"고 말했다.
공화당 지도부도 일제히 민주당을 맹비난하며 트럼프 대통령을 지원사격했다.
케빈 맥카시 하원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탄핵추진을 다른 모든 사안보다 앞세웠다고 목소리를 높였고,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는 펠로시 하원의장이 당파적인 탄핵 추진으로 돌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hanks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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